입주물량 급감 영향을 받는 지방도 전세난이 심화하고 있다. 임대차 수요가 매매 수요로 전환되는 수도권과 달리 지방은 집값 상승 기대감이 낮아 매매가는 하락하면서도 전세가는 오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9일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충북의 아파트 전세 물건은 856건으로 1년 전(1633건)과 비교해 47.6% 급감하며 전국에서 가장 높은 감소율을 보였다. 이 기간 대구도 4050건에서 2239건으로 44.6% 감소했으며, 경남(3199건→1898건)도 40.7% 줄었다.
이어 충남(-34.9%), 경북(-34.2%), 대전(-30.8%), 제주(-28.9%), 세종(-23.8%), 부산(-20.8%) 등의 순으로 감소폭이 컸으며, 울산을 제외한 비수도권 지역 전부가 전년 대비 20% 이상 급감했다.
매매가격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인 반면 전세가는 오르며 전세가율도 높은 수준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수도권의 전세가율은 62.9%인 반면 지방권은 74.9%에 달한다. 지역별로 보면, 경북이 78.8%로 가장 높았고 이어 △충북 78.6% △전북·경남 78.3% 등의 순이었다.
일부 지역에서는 전세 보증금이 매매가보다 높은 사례도 눈에 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경북 포항시 남구 라온프라이빗스카이파크의 전용 59.76㎡는 지난 6월 보증금 2억3000만원에 신규 전세 계약을 체결했는데, 지난 7월 같은 평형 매물이 2억1500만원에 거래됐다.
충북 청주시 서원구 계룡리슈빌의 전용 106.02㎡는 올해 1월 3억6000만원에 전세 계약을 갱신했는데, 올해 5월과 7월 동일 평형 매물이 각각 3억5000만원, 3억4000만원에 팔렸다.
전세수급지수도 2021년 12월(100.6) 이후 약 5년 만에 처음으로 100을 넘어섰다. 지방권의 올 7월 전세수급지수는 100.9로 올해 3월 이후로 꾸준히 100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이 지수가 100을 넘으면 전세 수요가 공급보다 많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지방이 수도권 지역보다 월세화가 더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는 반면 가격 상승 기대감이 낮아 매수 수요는 적은 편이라고 분석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서울 등 수도권 지역보다 지방이 월세화가 더 심한 상황"이라며 "집주인들도 전세를 꺼리고, 임차인들도 보증 사고를 우려하는 사례가 많아 월세로 전환되는 물건이 증가하다 보니 전세 물건은 더 부족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7월 기준 지방권의 월세수급지수는 101.7로 전세수급지수보다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수급지수가 월세수급지수를 웃도는 서울 및 수도권 지역과는 대조되는 모습이다.
윤 전문위원은 "서울 및 수도권 핵심지역과 달리 비수도권은 매수할 경우 추후 집값이 오른다는 기대감이 거의 없는 편이기 때문에 전월세 비용을 부담하더라도 세 들어 사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여기에 지방은 수년 전부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문제 등으로 공급이 지연된 만큼 향후 입주물량이 감소하는 점도 전세난 심화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부동산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서울과 인천, 경기를 제외한 비수도권의 입주물량은 올해 9만4469가구에서 내년 8만8276가구, 2028년 5만611가구로 줄어드는 것으로 집계됐다.
안다솜 기자 cotto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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