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년 만에 퇴임…대통령·정부 향한 직언 강조
"승리보다 공존 생각해야"…정치권에 통합 실천 주문
이석연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장이 9일 취임 1년 만에 물러나면서 "통합위가 권력에 아부하는 조직이 돼서는 안 된다"고 호소했다. 국민의 목소리를 권력에 전달하고 대통령과 정부에도 쓴소리를 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이 위원장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권력에 듣기 좋은 이야기만 하고 권력에 아부하는 보여주기식 활동을 하는 조직이라면 존재할 가치가 없다"면서 이같이 역설했다.
그는 "국민통합위원회는 국민의 아픔과 분노, 그리고 말 없는 다수의 목소리를 권력에 전달하는 쓴소리의 창구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재임 기간 특정 진영이 아닌 국민의 통합위원장이 되고자 했으며, 권력의 눈치보다 국민의 눈높이에서 말하려 했다고 돌아봤다. 필요할 때는 대통령과 정부를 향한 비판도 마다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정치권을 향해서는 갈등 해소에 앞장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치가 오히려 갈등을 증폭시키고 확증편향과 진영 논리로 사회를 갈라놓는다고 지적하면서, 국민통합을 말하기에 앞서 정치부터 통합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명박 정부에서 법제처장을 지낸 이 위원장은 지난해 대선 당시 더불어민주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고, 같은 해 9월 국민통합위원장에 임명됐다. 이후 민주당의 법왜곡죄 도입과 2차 종합특검법,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 등에 반대했다.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지명을 비판했고, 최근에는 이재명 대통령에게 민주당 탈당을 제안하는 등 정부·여당과 다른 목소리를 내왔다.
앞서 지난 3일 사의를 밝히면서는 "국민통합에 관한 이 정부의 생각과 철학이 저와는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았다"며 대통령의 뜻에 따라 물러나겠다고 했다. 다시 공직을 맡은 이유도 정권이 아닌 헌법에 충성하기 위해서였다고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국민통합의 마지막 보루는 결국 헌법정신"이라고 강조했다. 정치 지도자들에게는 "승리보다 공존을 생각해 달라"며 "오늘의 권력보다 내일의 대한민국을 생각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윤정 기자 kking15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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