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보조금·의원직 겸직 논란까지… 여권 내부서도 ‘결단’ 요구
청와대 "지명 철회 없어"… 여야, 청문회 일정 두고 신경전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청문회 과정에서 답변드리겠다"는 입장만 반복하며 사실상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청와대도 "청문회를 거쳐야 한다"며 지명철회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그러나 이 같은 '침묵행보'는 용 후보자가 국회의원 시절에 국무위원들의 검증 회피를 강하게 비판했던 과거 행보와 대비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용 후보자는 이날 서울 서대문구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에 출근하면서 겸직 문제와 '언더조직' 등 질문을 받았지만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았다. 용 후보자는 이달 2일 첫 출근길에서 "청문회에서 말하겠다"고 말한 이후 같은 태도를 보이며 사실상 '버티기 모드'에 돌입했다.
청와대는 "인사청문 제도 자체가 후보자에 대한 국민적 검증과정"이라며 "인사시스템을 거쳐 지명된 후보이므로 인사청문회를 거치는 것이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용 후보자의 '침묵 행보'는 과거 국무위원들의 불성실한 답변과 검증 회피를 강하게 비판했던 모습과 상반된다.
우선 비례대표와 장관직을 겸직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며 논란을 일으킨 용 후보자는 지난 2022년 여성가족부 국정감사 당시에는 당시 김현숙 전 장관을 향해 "여가부 폐지 말고는 아무것도 안 하시는 분이 여가부 폐지에 실패하면 사퇴해야 한다"며 "직에 연연하는 모습이 안쓰럽다"고 꼬집었다.
이듬해 '잼버리 파행' 사태 이후 열린 여가부 국정감사에서도 용 의원이 김 전 장관에게 "다시 한 번 사퇴 의사를 밝힐 생각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김 장관이 "임명권자의 어떤 권한에 대해 말씀드리기는 어렵다"고 말하자, 용 후보자는 "직을 유지하며 월급만 꼬박꼬박 받아가는 장관을 어떤 국민도 저는 용납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한다"며 "의지도 능력도 없으면 이제는 물러나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라며 김 전 장관을 압박했다.
김 전 장관의 후임으로 지명된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에서 용 후보자는 김 전 후보자가 부회장을 맡았던 인터넷 매체 '위키트리'가 성희롱성 2차 가해 보도를 했다는 지적에 대해 김 전 후보자가 부끄럽다고 말하자 용 후보자는 "부끄럽다면 지금 그 자리서 사퇴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6년 전 정당의 국고보조금 제도를 "기생충 정치"라고 비판했던 용 후보자는 정작 장관 후보로 지명되자 국고보조금과 원내정당 지위 유지를 위해 비례대표직을 겸하겠다는 내로남불의 태도를 보였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 송영길 민주당 의원은 9일 YTN 라디오에서 "용 후보는 본인이 결단해야 되는 게 아닌가"라면서 '장관직을 중간에 사퇴하는 게 맞겠다는 의미냐'는 질문에 "그렇다. 아니면 둘 다 어려울 수가 있다. 나중에 국회의원도 못 할 수가 있다"고 말했다.
용 후보자 인사청문회 날짜도 민주당은 18일, 국민의힘은 21일을 주장하면서 확정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윤성연 기자 jo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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