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야드에 판매·지역 헤드쿼터 운영

공격 대상 아니지만 시장위축 우려

현대차 CKD공장 일정도 변수

상황 장기화 가능성 예의주시

중동전이 예맨 후티 반군과 사우디아라비아 간 공방으로 확전되면서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 국내 기업들의 '글로벌 사우스'(비서구권 국가) 전략에 또 제동이 걸릴 조짐이다. 사우디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은 현지 직원들의 대피령을 내려야 할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현대차, LG전자 등 현지에 판매망을 둔 주요 대기업들은 이번 사우디-후티 반군 간 무력 충돌에 대해 실시간 모니터링을 강화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리야드에 판매 거점을 두고 있는데 직접 타격 대상은 아니어서 일단 상황을 보고 있다. 일단 주재원 대피 등의 조치는 취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 판매법인을 운영하고 있으며, LG전자 역시 리야드에 판매법인과 중아지역 기업간거래(B2B) 헤드쿼터를 두고 있다.

삼성전자는 사우디 가전 시장 점유율 1위 업체로 알려져 있다. 갤럭시 AI나 온라인동영상플랫폼(OTT)에 아랍어 탑재를 고도화하는 등 활발한 현지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최근 리야드에서 열린 '리프(LEAP) 2026 콘퍼런스'에서는 현지 통신업체 살람 에티하드 텔레커뮤니케이션과 갤럭시 요금제 관련 파트너십 계약을 맺는 성과도 거뒀다.

LG전자의 경우 사우디를 비롯한 중아 지역을 글로벌 사우스 핵심 거점으로 삼으면서 냉난방공조(HVAC)를 중심으로 B2B 사업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중동전이 진정 국면이었던 지난달엔 중아 지역 20여개국 관계자들을 불러모아 워크숍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예맨 후티 반군이 사우디 카미스 무샤이트, 아브하, 나즈란, 지잔 등 남부 4개 도시를 타격하면서 두 회사는 마케팅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리야드가 직접적인 타격 대상이 될 가능성은 낮지만, 현지 비즈니스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어서다.

현지 생산공장을 구축 중인 현대차는 상황을 더 면밀하게 살펴보고 있다. 현재 사우디 국부펀드(PIF)와 합작해 킹 압둘라 경제도시(KAEC) 내 킹 살만 자동차산업단지에 연간 5만대 규모의 반조립제품(CKD) 공장을 건설 중으로, 올 4분기 가동을 목표하고 있다.

하지만 군사적 긴장이 장기화할 경우 건설 일정과 장비·부품 반입부터 인력 운영 등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대차·기아는 또 중동 전쟁 초반이었던 2분기 판매실적이 급감한 적이 있었던 만큼, 중동 이슈가 길어질수록 연간 목표 달성에 차질이 생긴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 3~4월 중동지역 자동차 수출대수는 2만449대로 작년 동기(3만6638대) 대비 44.2% 감소했으며, 이는 미국-이란 간 전쟁 여파로 분석된다. 현대차 역시 리야드에 판매법인을 두고 있다.

기아의 경우 3~4월 중동지역 판매량이 각 8100대, 8200대 수준으로 2월 한 달간 판매량(1만6819대)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이밖에도 아람코 등과 사우디 라스알카이르에 중동 최대 규모의 조선소인 IMI를 구축 중인 HD현대의 경우 건설 일정에 차질이 발생할지 주목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IMI를 구축과 함께 아람코·두수르와 선박 및 육상용 엔진을 현지 생산하는 합작회사 마킨을 설립한 바 있다. HD현대일렉트릭도 리야드에 중동법인과 지사를 두고 현지 전력기기 수요 확산에 대응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유가 변동, 원유수급 등이 변수로 현지 상황의 장기화 여부가 변수"라며 "당장 현지 사업에 차질이 발생한 것은 아니지만 상황이 급변할 가능성도 있어 일단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우진·임주희 기자 jwj17@dt.co.kr

현대차 울산공장 수출선적부두. 현대차 제공
현대차 울산공장 수출선적부두. 현대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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