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금융권 가계대출 2.6조 증가 ‘숨고르기’… 주담대는 4.3조

주택거래 회복·입주물량 확대 겹치며 잔금대출 수요 집중 영향

당국 "가을 이사철 대출 팽창 우려"… 8·13 대책 조치, 관리 강화

제미나이가 그린 일러스트.
제미나이가 그린 일러스트.

지난달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세가 다소 꺾였지만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은 한 달 새 4조원 넘게 불어나며 나홀로 급증세를 이어갔다. 주택거래 회복과 대규모 신규 입주에 따른 잔금대출 수요가 맞물린 결과다.

금융당국은 가을 이사철을 기점으로 주담대 팽창이 가속화될 수 있다고 보고 선제적인 가계부채 리스크 관리에 고삐를 죄고 나섰다.

금융위원회는 9일 신진창 사무처장 주재로 관계기관 합동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열고 '8월 가계대출 동향(잠정)'을 발표했다. 이날 회의에는 재정경제부, 국토교통부,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등 관계기관과 은행연합회, 제2금융권 협회, 5대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이 참석했다.

이날 당국과 한은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총 2조6000억원 증가했다. 전월(6조4000억원), 전년 동월(4조8000억원) 대비 증가폭이 감소했다.

기타대출이 가계대출 증가세를 끌어내렸다. 기타대출 잔액은 244조9000억원으로 전월보다 6000억원 감소했다. 7월 2조원 증가했던 것과 비교하면 감소세로 돌아섰다. 기타대출이 감소한 것은 지난 4월(-6000억원) 이후 4개월 만이다.

[금융위원회 제공]
[금융위원회 제공]

다만 주담대는 전월(3조6000억원)보다 증가한 4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달 주담대 잔액은 952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세자금대출이 7000억원 감소하며 12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지만 5월 이후 수도권 주택 거래와 입주물량 증가 등이 주담대를 끌어올렸다.

이승엽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5월 수도권 주택거래 증가에 따른 잔금대출이 확대됐다"며 "가계대출 전체 증가폭은 축소됐지만 주담대는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8월 정부 부동산 대책의 영향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차장은 기타대출이 감소한 것에 대해 "개인의 주식투자 둔화, 은행권 신용대출 관리 강화 등으로 잔액이 감소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업권별로 보면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은 3조4000억원 증가해 전월(5조5000억원) 대비 증가폭이 축소됐다. 세부적으로는 은행 자체 주담대(2조5000억원→2조9000억원)와 정책성 대출(1조원→1조1000억원)의 증가폭이 확대됐다. 제2금융권 가계대출은 8000억원 줄었다. 상호금융권의 감소폭이 축소됐다. 저축은행 증가폭이 줄었고 보험, 여전사도 감소세로 전환됐다.

신 사무처장은 "지난달 주담대가 늘어난 것은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5월 9일) 이전 주택거래량 증가, 7~8월 입주물량 증가에 따른 잔금대출 실행 확대 등 영향"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가을 이사철 등 계절적 자금수요, 8·13대책에 따른 집단대출(이주비·중도금·잔금대출)의 별도 관리 등 영향으로 주담대 확대 추세가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가계대출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을 지속해달라고 당부했다.

최근 5년간 월평균 주담대 증가 규모를 보면 9월 평균 주담대 증가 규모는 2조9000억원, 10월 평균 2조2000억원으로 2조원대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회의 참석자들은 8·13대책 후속조치 이행 현황 등도 논의했다.

신 사무처장은 "지난달 31일부터 이주비대출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산정방식 합리화, 생애최초 요건 합리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장래소득 인정기준 적용 활성화 등 조치들이 시행됐다"며 "창구에서 고객 불편이 발생하지 않도록 전산시스템 정비, 직원 교육, 고객 안내 등에 신경써야 한다. 생애최초 예외 인정 등을 위한 금융회사 여신심사위원회 운영에도 각별한 관심을 가져달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과 시중금리 상승 등으로 차주의 상환부담이 커지고 있는 만큼 서민·취약계층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금융회사의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며 "향후 금융권의 고정금리 주담대 취급현황 점검, 은행권의 장기고정금리 주담대 출시 유도 등 가계부채의 질적 구조 개선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주형연 기자 jh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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