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상황 인식해 실시간 반응…‘캐릭터 로봇’ 신시장 개척
대형 테마파크·유통업체와 프로젝트…수개월 내 현장 투입 가능
현대자동차그룹의 로봇 회사 보스턴다이나믹스가 엔터테인먼트·호스피탈리티 로봇 사업을 떼어내 별도 회사로 독립시켰다. 공장과 물류센터 등 산업현장을 누비던 로봇 기술을 테마파크와 호텔 등으로 확장해 사람과 직접 교감하는 ‘캐릭터 로봇’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보스턴다이나믹스의 엔터테인먼트·호스피탈리티 로봇 사업에서 분사한 로봇 스타트업 ‘다이내믹 크리처스’(Dynamic Creatures)가 공식 출범했다.
이 회사는 보스턴다이나믹스에서 최고전략책임자(CSO)를 지낸 마크 티어만 최고경영자(CEO)와 현대차그룹 로봇·인공지능(AI) 연구소 ‘RAI 인스티튜트’(RAI Institute) 연구 책임자 출신인 파르보드 파르시디안 최고기술책임자(CTO)가 공동 창업했다.
다이내믹 크리처스는 보스턴다이나믹스의 공식 엔터테인먼트·호스피탈리티 파트너로 활동하며 사람과 직접 상호작용하는 캐릭터 로봇을 개발한다.
초기 시장은 테마파크를 비롯해 호텔·리조트, 카지노, 박물관, 문화시설, 크루즈선, 공연장 등이다. 향후에는 명품 매장과 자동차 브랜드 체험센터까지 사업 영역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이미 대형 테마파크와 유통업체를 대상으로 방문객과 상호작용하는 캐릭터 로봇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캐릭터 로봇을 움직이는 자체 통합 AI 로보틱스 플랫폼 ‘스노제이’(SnowJay)도 공개했다. 이를 통해 로봇은 상업시설을 자연스럽게 돌아다니면서 주변 사람과 활동을 인식하고 상황에 맞춰 행동을 바꿀 수 있다. 대규모 초기 투자에 대한 고객 부담을 낮추기 위해 기존 플랫폼을 활용한 캐릭터 로봇은 리스 방식으로도 공급할 계획이다.
다이내믹 크리처스가 겨냥하는 것은 기존 서비스 로봇과 애니매트로닉스(기계장치와 로봇 기술로 캐릭터의 움직임을 구현하는 기술) 사이의 시장이다. 호텔 등에서 활용되는 서비스 로봇이 안내와 정보 제공 등 특정 업무를 수행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테마파크의 애니매트로닉스가 대부분 고정된 장소에서 미리 입력된 동작을 반복하는 것과 차이가 있다.
다이내믹 크리처스의 캐릭터 로봇은 공간을 자유롭게 이동하며 주변 상황을 파악하고 방문객과 직접 상호작용한다. 사전에 정해진 동작을 반복하는 대신 만남의 맥락을 이해해 사람과 장소, 상황에 맞춰 실시간으로 행동을 바꾸는 방식이다.
보스턴다이나믹스 등 이미 상용화된 로봇 플랫폼을 활용해 캐릭터를 제작하거나 특정 브랜드와 공간, 이야기에 맞춰 완전히 새로운 로봇을 개발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전개한다. 기존 로봇 플랫폼을 활용할 경우 수개월 안에 실제 현장에 투입할 수 있어 맞춤형 로봇을 처음부터 개발하는 것보다 개발 기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분사 이후에도 보스턴다이나믹스와의 협력 관계는 이어진다. 보스턴다이나믹스 창업자인 마크 레이버트는 다이내믹 크리처스의 전략적 개인투자자로 참여했다.
아만다 맥마스터 보스턴다이나믹스 임시 CEO는 “다이내믹 크리처스는 첨단 로봇 기술의 중요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며 “검증된 로봇 플랫폼에 캐릭터 디자인과 적응형 행동, 실시간 상호작용을 결합해 지금까지 시장에서 접할 수 없었던 경험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보스턴다이나믹스는 그동안 로봇개 스팟과 물류 로봇 스트레치, 휴머노이드 아틀라스 등을 앞세워 제조·물류 등 산업현장을 중심으로 로봇 상용화를 추진해왔다. 이번 사업 분리는 생산성을 높이고 반복 업무를 대신하는 ‘일하는 로봇’을 넘어 사람과 직접 교감하며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영역으로 로봇의 상용화 무대가 넓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임주희 기자(ju2@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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