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고비와 마운자로 등 비만치료제를 해외에서 불법으로 반입하다 적발된 사례가 올해 7월 기준 4000건을 넘어섰다. 이는 지난해 전체 적발 건수의 4배에 육박하는 수치다.
9일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이 관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국제우편 3731건 △특송화물 16건 △여행자휴대품 872건 등 총 4619건의 비만치료제가 적발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에는 △국제우편 1046건 △특송화물 9건 △여행자휴대품 134건 등 총 1189건이 적발됐다. 올해 들어 불과 7개월 만에 지난해 연간 적발 건수의 약 3.9배에 달한 셈이다.
특히, 국제우편을 통한 적발이 두드러졌다. 올해 적발된 4619건 가운데 국제우편이 3731건으로 80.8%를 차지했다. 여행자가 직접 들여오다 적발되는 사례도 크게 늘었다.
여행자휴대품을 통한 비만치료제 적발은 지난해 134건에서 올해 1~7월 872건으로 6.5배 증가했다. 월별 적발 건수를 살펴보면, 올해 1월 53건에서 3월 107건, 5월 162건, 6월 173건으로 늘었고 7월에는 198건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위고비·마운자로 등은 국내에서 의사의 처방을 받아 사용하는 전문의약품이다. 일반 의약품은 자가사용 목적일 경우, 일정 범위에서 반입할 수 있지만, 이들 비만치료제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반입을 제한하는 유해의약품으로 지정해 수입요건을 갖추지 않은 개인 반입을 차단하고 있다.
전문의약품인 만큼 환자의 상태에 맞는 처방과 관리가 필요한데도 해외 판매사이트 등을 통해 직접 구매해 들여오려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배 의원은 “처방·유통 관리체계를 벗어난 의약품은 품질과 안전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관리 강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관세청은 위고비·마운자로·오젬픽 등 제품별 통계를 별도로 관리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어떤 제품의 반입이 늘고 있는지, 제품별로 어떤 반입 경로에 집중되는지 세밀하게 파악하는 데는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배 의원은 “단속만 강화한다고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며 “위고비와 마운자로가 비급여로 환자가 약값을 직접 부담하는 상황에서 국내 가격 부담이나 건강보험 미적용 등이 해외 구매 수요를 자극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관세청과 식약처는 주요 품목과 반입 경로의 변화를 면밀히 파악해 취약한 경로에 단속 역량을 집중하고, 관계 당국도 안전한 처방과 합리적인 비용으로 치료받을 수 있는 환경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성연 기자(joy@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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