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사우디아라비아·예멘 정부군과 확전 중인 예멘 후티 반군을 향해 “사우디 민간 (정유·에너지)시설들에 대한 공격은 용납될 수 없다”고 경고했다.
국영 국제유가 급등 압력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후티는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지원을 받는 친이란 무장집단으로 러시아의 새로운 입장이 중동 상황 개선에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사우디 국영방송이 운영하는 범아랍권 방송 알 아라비야는 8일(현지시간) 오후 타전한 속보를 통해, 당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파이살 빈 파르한 사우디 외무장관 겸 왕자와 라브로프 장관이 회담하며 이같이 말했다고 보도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런 공격들이 세계 경제에 영향을 미친다”고도 했다. 카타르의 아랍권 방송 알 자지라도 이날 라브로프 장관이 회담에서 후티의 사우디 공격이 “역효과”를 낳으며 세게경제에 피해를 준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알 자지라는 그가 후티에 대해 사우디와의 분쟁을 ‘군사적 수단으로 해결하려는 건 용납될 수 없다’고 말했다고 타전했다. 양국 공동기자회견에서 파이살 왕자는 후티 반군의 사우디 민간시설 공격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사우디에선 전날(7일) 밤새 탄도 미사일과 드론 공격으로 여성·어린이 등 73명이 부상했다. 사우디 남부 4개 도시의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 정유시설과 공군기지가 피격했다.
후티는 지난 7월 세계최대 원유수출국인 사우디에 대한 해상봉쇄를 선언한 뒤 군사 충돌을 재개고, 홍해 사우디 상선도 표적삼아왔다.
파이살 왕자는 후티 도발은 실패할 것이라면서 “왕국은 스스로와 그 이익을 지키는 데 결코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하되 “외교적 해결의 길은 아직 닫히지 않았다. 사우디는 항상 외교적 해결책을 지지할 것”이라고 여지를 뒀다.
라브로프 장관도 “러시아는 중동에서 악화되고 있는 상황 해결을 돕기 위해 준비돼 있다”는 취지로 사우디 측에 중재 의지를 보였다. 파이살 왕자는 오펙 플러스(OPEC+) 동맹을 포함해 러시아와 협력을 심화시키길 바란다고 했다.
한편 미국·이란 전쟁 핵심 중재국인 파키스탄에서도 후티 반군 규탄 입장이 나왔다.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이날 성명을 내 “후티 반군이 사우디 민간·에너지 시설을 비겁하게 공격한 행위를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어 “파키스탄은 사우디 국왕과 왕세자, 그리고 형제와 같은 사우디 국민들과 함께한다”며 “이런 비열한 공격은 무고한 이들의 생명뿐 아니라 지역 평화·안보를 위협한다. 우리는 사우디 왕국의 주권, 안보 및 영토 보전에 대한 변함없는 지지를 재확인한다”고 했다.
한기호 기자(hkh89@dt.co.kr)실시간 주요뉴스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