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인치 포토마스크 전환 추진

인텔·TSMC 동참… 표준 주도

D램도 차세대 공정 공동 개발

'中 견제' 공통 인식이 출발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023년 12월 ASML 본사를 찾아 피터 베닝크 전 ASML CEO와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023년 12월 ASML 본사를 찾아 피터 베닝크 전 ASML CEO와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메모리반도체 세계 1위인 삼성전자와 반도체 미세공정 핵심 장비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네덜란드 ASML이 '초격차 동맹'을 맺었다. 세계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시장의 과반 이상을 차지하는 대만 TSMC와 미국 반도체의 자존심 인텔도 이 동맹에 동참했다.

삼성전자와 ASML은 이와 별도로 D램 제조에 차세대 극자외선 노광설비(EUV)를 도입하는 연구를 추가로 진행한다. 재계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가 이번 동맹을 성사시켰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 회장은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시작된 2020년과 2022년 ASML 본사에 직접 방문한 바 있고, 2023년에는 피터 베닝크 당시 최고경영자(CEO)와 협력방안을 논의하는 등 반도체 핵심 경쟁력 확보에 각별한 공을 들였다.

삼성전자는 8일 ASML이 주도하는 '대형 마스크 컨소시엄'에 TSMC, 인텔 파운드리와 함께 참여, 차세대 12인치 포토마스크 공동 개발에 나선다고 밝혔다.

수십년간 반도체 노광 공정에서 사용돼온 6인치 포토마스크를 12인치로 전환하는 것이 핵심이다. 포토마스크는 미세 회로 패턴을 정교하게 새긴 틀 같은 역할을 하는데, 넓을수록 공정 시간을 더 단축시켜 생산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ASML 등은 차세대 고개구율 극자외선 공정(High-NA EUV)에 맞춰 마스크 크기를 키워 노광 효율을 높이고, 여러 차례 나눠 회로를 새기는 다중 패터닝과 노광 영역을 이어 붙이는 다이 스티칭의 부담을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삼성전자는 메모리와 파운드리 양 분야에서 축적한 EUV 경험을 바탕으로 12인치 포토마스크 전환에서도 핵심 역할을 맡는다. 삼성전자는 2020년 3월 업계 최초로 EUV를 D램 양산에 적용한 데 이어 지난해 3월 국내 최초로 High-NA EUV 설비를 도입하며 차세대 노광 기술 선점에 나섰다.

회사는 또 ASML과 2028년까지 첨단 D램 제조에 고개구율 극자외선 공정을 도입하기 위한 협력도 강화할 계획이다. 업계는 10나노 미세공정 한계에 부딪힌 D램 공정에 돌파구를 마련할 지 주목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협력이 디스플레이, 태양광, 전기차에 이어 반도체까지 장악하려는 중국을 견제할 방법이 결국 초격차 기술력 밖에 없다는 공통 인식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중국 창신메모리(CXMT)의 올 2분기 D램 시장 점유율은 9.5%로 전 분기(7.6%)보다 1.9%포인트 상승했다. 2년 전 이 업체의 점유율은 0%대였다.

낸드플래시의 경우 중국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이어 세계 시장점유율 공동 3위로 도약했다.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AI시대의 도래는 반도체 산업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으며 밸류체인 전반에서 기술 혁신의 중요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며 "혁신 기술과 강한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첨단 반도체 제조 리더십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크리스토프 푸케 ASML 최고경영자(CEO)는 "삼성전자는 오랜 기간 ASML의 가장 중요한 혁신 파트너 중 하나"라며 "삼성전자와 함께 차세대 반도체 제조를 위한 혁신을 이끌어 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상현 기자 ishs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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