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메이플라워 호텔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면담을 하고 있다.  [산업통상부 제공]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메이플라워 호텔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면담을 하고 있다. [산업통상부 제공]

미국 정부가 지난해 한미 관세 협상 당시 합의한 3500억달러를 웃도는 수준의 대미 투자를 한국 측에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실제 투자 집행액이 대미투자펀드 한도를 초과하지 않도록 막판 수위 조절에 나섰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 한미 전략투자 후속 협상 경과를 이같이 비공개 보고했다.

산자위 관계자는 “미국 측이 요구하는 프로젝트 총규모가 3500억달러를 넘는다”며 “한도 초과가 불가피해 핵심 사업 중 일부만 추진할지, 사업별 금액을 낮춰 모두 포함할지를 두고 막판 절충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양국이 논의 중인 핵심 과제는 △텍사스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 건설 △대형 원전 8기 건설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등 3대 에너지 프로젝트다. 한국은 지난해 관세를 25%에서 15%로 인하하는 대가로 조선 협력(1500억달러)과 전략적 투자(2000억달러) 등 총 3500억달러의 대미 투자를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미국 측이 개별 사업의 단가 인상을 요구하면서 이번 협상 대상인 전략적 투자 가용 한도(2000억달러)를 넘어서는 것이 문제로 대두됐다.

첫 사업으로 유력한 엔시날 발전소의 경우 정부 추산(200억달러 안팎)보다 높은 250억달러를 미국이 요구해 진통을 겪다 최근 220억달러 선으로 의견을 좁혔다.

하지만 1기당 150억달러 수준인 대형 원전 8기(총 1200억달러) 건설 검토에 이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역점 사업인 알래스카 LNG 개발 사업까지 겹치면서 재원 한도를 훌쩍 초과한 상태다.

고물가와 인건비, 인허가 지연 등 현지 리스크로 인한 공사비 폭등 우려와 알래스카 사업의 불투명한 수익성도 부담 요인이다.

정부는 세부 조율을 마친 뒤 오는 17일 국회에 최종 대미 투자 방안을 비공개 보고하고 이르면 18일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방침이다. 다만 협상 진행 상황에 따라 체결 일정이 연기될 가능성도 열려 있다.

산자위 관계자는 “17일 국회 보고 전까지 세부 협상이 정리될 것으로 보이지만 협상 결과에 따라 18일 MOU 체결 일정은 늦춰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광태 기자(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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