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양육시설에서 생활하던 지적장애 소년이 양육 담당 직원들과 갈등을 빚어오다가 시설 3층 높이에서 투신해 크게 다친 사건과 관련해 인권 진정이 제기됐다.

8일 CBS노컷뉴스와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지적장애 A군(16)에 대한 서울 소재 사회복지법인의 대처에 인권침해가 있었다는 취지의 진정서가 지난 3일 국가인권위원회에 접수됐다.

A군은 지난 7월 31일 밤 시설 3층 베란다에서 추락해, 뇌출혈과 팔·쇄골 골절 등 중상을 입고 입원해 수술을 받았다. 주변엔 ‘죽으려고’ 뛰어내렸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AI로 생성한 일러스트.
AI로 생성한 일러스트.

A군은 유아기부터 해당 시설에서 생활해 왔으며 ‘심한 지적장애’ 판정을 받았다. 평소 충동 관리에 어려움을 보이는 행동으로 시설 담임 보육교사, 사무국장 등과 갈등해왔다고 한다.

A군은 지난해 무인(無人)가게 절도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된 적 있다. 올해 6월 17일엔 시설 담임교사 지갑에서 현금 약 15만원을 훔치자 교사가 경찰에 절도 혐의로 신고했다고 한다.

A군이 잘못을 인정했음에도 신고로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시설 측은 담임교사가 처벌불원서를 작성하는 대신 A군이 피해금액 약 5배인 78만여원을 손해배상액으로 지급하게 했다.

합의금은 시설 측이 관리하는 A군 개인 명의 통장에서 전액 출금됐다. 매달 정부보조금·시민후원금 등이 입금돼 퇴소 시 쓰일 자립정착금을 모으는 통장이라고 노컷뉴스는 보도했다.

인권위 진정인은 “아동은 심한 지적장애가 있어 금액의 크기와 배수 개념을 충분히 이해하기 어려운 상태였던 것으로 파악된다”며 시설 측의 합의금 결정 과정 등 조사를 요청했다.

국가인권위원회. [연합뉴스 자료사진]
국가인권위원회. [연합뉴스 자료사진]

추락 사고 발생 당일 낮에는 A군이 학교 친구들에게 수천원씩 돈을 보낸 일로 시설 사무국장이 대화 중 ‘학교에 알리겠다’는 취지로 말하자 흥분한 A군에게 폭행당하는 일이 있었다.

사무국장은 A군을 112 신고했고 출동한 경찰은 A군을 임의동행 조사 후 귀가시켰다고 한다. 신고 직후 A군은 투신하려다 제지당했는데, 같은날 밤 혼자 방에 머물던 중 사고로 이어졌다.

진정인은 사고 전말에 관해 “사무국장이 (친구 송금 사실을) 학교에 알리겠다고 말하자 아동이 이를 매우 두려워했고 이후 흥분해 폭행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아동의 장애 특성, 불안 수준 및 행동 특성을 고려한 훈육과 의사소통이 적절하게 이뤄졌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아울러 진정인은 A군과 사무국장 간 권력관계 불균형으로 인해 그간 A군의 장애 특성에 맞지 않은 부적절한 조처가 이어져 왔다며 ▲사건들 처리 과정에 아동 의사가 실질적 존중됐는지 ▲아동과 이해관계가 없는 독립적 조력자나 보호자·법정대리인 참여가 보장됐는지 ▲사무국장의 지위나 영향력이 부당하게 작용하지 않았는지 등을 조사해달라고 인권위에 요청했다.

한기호 기자(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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