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장기전세주택(시프트) 퇴거자 10명 중 7명 이상이 내 집을 마련해 자가 거주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8일 서울시청 대회의실에서 장기전세주택의 첫 20주년 만기를 1년여 앞두고 '장기전세에서 내 집으로, 서울의 주거 사다리 희망 토크'를 열어 이같은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2022년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의 서울시 공공임대주택 입주자 패널조사 결과 2016∼2021년 장기전세주택에서 퇴거한 1708가구의 평균 거주기간은 8년 4개월이었고 이 가운데 퇴거 후 자가에 거주하는 비율은 72%로 집계됐다. 전체 공공임대주택 퇴거자의 자가 거주 비율(60%)보다 12%포인트 높았다.

20년 만기를 채우기 전에 스스로 장기전세주택을 떠난 가구도 적지 않았다. 제도 도입 이후 이달까지 계약기간 만료 전에 퇴거한 가구는 1만5529가구로, SH 집계 기준 누적 공급량의 34%에 달했다. 이 가운데 82.4%는 자가 구입이나 민간 전세 이동 등을 위해 계약자가 자발적으로 퇴거했다.

서울시는 2007년 전국 최초로 중대형 장기전세주택을 도입한 이후 현재까지 3만8296호를 공급했다. 입주 가구 교체 등을 포함하면 누적 4만5715가구가 장기전세주택에 거주했다.

올해 장기전세주택 평균 보증금은 2억9300만원으로, 지난달 KB부동산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7억1178만원)의 약 41% 수준이다. 낮아진 주거비 부담은 입주 가구의 저축과 청약 준비로 이어졌다.

2022년 SH 패널조사에서는 장기전세 입주 가구의 69.9%가 매월 저축하고 있었으며 평균 저축액은 월 62만5000원이었다. 청약통장 보유율은 83.7%에 달했다.

장기전세주택은 내년부터 도입 20년을 맞아 새로운 전환점에 들어선다. 최초 입주자 가운데 최장 거주기간인 20년을 채우는 가구가 나오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이날 행사에서는 장기전세주택에서 주거비를 줄여 저축과 청약을 이어간 입주민들의 사례가 소개됐다.

구로구 장기전세주택 입주민 김모 씨는 "저렴한 보증금으로 안정적으로 살 수 있었기에 조금씩이라도 저축해 내 집을 장만할 기반이 됐다"고 말했다.

시는 내년 310호를 시작으로 2031년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주택 약 9300호를 회수해 청년·신혼부부 등을 위한 미리내집과 장기전세주택으로 다시 공급할 예정이다. 20년 만기 주택은 계약을 연장하거나 입주자에게 분양전환하지 않고 새로운 무주택 가구에 공급한다.

서울시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10∼19일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시민인식 조사 결과, 응답자의 73.9%가 20년 만기 거주자의 퇴거에 찬성했다.

서울시는 2030년까지 미리내집 1만7500호를 추가 공급하고 신속통합기획 2.0과 모아타운 등을 통해 2031년까지 주택 31만호 착공을 추진할 계획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장기전세주택은 주거 걱정을 덜고 자산을 모아 내 집 마련으로 나아가는 디딤돌"이라며 "내 집을 마련해 비워진 주택이 다음 무주택 시민의 기회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길 기자 sweatsk@dt.co.kr

오세훈 서울시장이 8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장기전세주택 주거사다리 희망토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8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장기전세주택 주거사다리 희망토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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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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