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주범, 방산업체 1인 주주로서 실질적 수익 취득 판단”
“주범에게 추징 구형했으나, 1심과 항소심 모두 안 받아들여”
“1인 회사여서 추징형 집행 제대로 안 될 개연성, 제재 필요”
한국의 잠수함 설계 도면을 정부 허가 없이 해외로 빼돌려 재판에 넘겨진 해군 출신 방위산업체 대표가 항소심에서 형량을 감형받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해당 방산업체에 대한 1심에서 선고된 벌금과 추징금도 대폭 줄여줬다.
이러한 항소심 판결에 대해 검찰이 즉각 상고했다. 이 사건의 주범이 사실상 1인 주주인 방산업체를 통해 범행을 저지른 상황에서 법인이 파산할 경우 추징금 집행이 온전하게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8일 검찰에 따르면 창원지검 공판송무부(권경호 부장검사)는 지난 2019년부터 2020년까지 대우조선해양 직원들한테서 전달받은 잠수함의 어뢰 발사관 제작도면 등을 대만에 불법 유출한 혐의로 기소한 해군 중령 출신의 방산업체 대표 A씨(60대)와 A씨 방산업체 법인에 내려진 항소심 판결에 불복해 상고장을 제출했다.
A씨 측은 지난 2019년 대만과 1억 1000만달러 상당의 잠수함 어뢰 발사관 및 저장고 제작 납품 계약을 맺은 뒤, 전직 대우조선해양 출신 직원들에게서 어뢰 발사관 상세 설계 기술과 제작 도면 등이 담긴 파일 수백개를 전달받있고, 이를 대만에 유출했다.
대만은 한국에서 빼내간 정보 등을 이용해 2023년 자체 건조한 첫 잠수함인 ‘하이쿤’을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1심 법원은 A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A씨 방산업체 법인에는 벌금 150억원과 추징금 약 950억원을 선고했다. 검찰이 A씨가 아닌 A씨 방산업체 법인에 추징금을 명령한 판단에 잘못된 점 등이 있다고 항소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에 대한 원심판결을 파기한 뒤 징역 2년으로 감형했고, A씨 방산업체 법인에 벌금 50억원과 환율 기준을 적용해 추징금 약 910억원을 선고했다.
또한 A씨 범행에 공모한 혐의(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상 영업비밀 국외 누설 등)로 함께 기소된 당시 대우조선해양 전 직원 4명 등은 1심에서 대부분 실형을 선고받았다가, 항소심에선 모두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이에 대해 검찰은 “이 사건 주범인 A씨가 사실상 방산업체 1인 주주로서 실질적인 범행 수익을 취득했다고 판단해 A씨에게 추징을 구형했으나 1심과 항소심 모두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A씨가 전적으로 지배·관리하는 1인 회사였던 방산업체를 통해 범행했던 점과 방산업체에 대한 추징형 집행이 온전하게 이뤄지지 않을 개연성이 존재하는 점, 무허가 전략물자 수출행위로 인한 추징은 일반적인 경우와 달리 이익 박탈적 제재와 징벌적 제재의 필요성이 혼합된 점 등을 고려할 때 방산업체 법인에만 추징형을 선고한 원심판결에 법리 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지적했다.
검찰의 판단은 A씨 방산업체 법인이 파산하거나 재산이 부족할 경우 추징금 집행이 어려워질 수 있어 A씨의 범죄에 대한 실질적인 책임을 묻기 어려울 수 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검찰은 “국가 전략물자이자 영업비밀로서 그 가치가 상당한 잠수함 어뢰발사관 관련 기술 침해 범행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추징형 외에 피고인들에게 선고된 형량이 지나치게 가볍다고 판단된다”면서 “하지만, 상고 사유에 해당하지 않아 상고를 제기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한기호 기자(hkh89@dt.co.kr)실시간 주요뉴스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