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X 11월 신종증권시장 개장… 초기 거래상품 1개 안팎 전망

장내 선박·장외 특허·음원 거론… 후속 입법이 상품 다양화 변수

챗GPT가 그린 일러스트.
챗GPT가 그린 일러스트.

오는 11월 한국거래소(KRX) 신종증권시장 개장을 시작으로 토큰증권 유통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린다.

하지만 초기 시장에 공급될 상품 확보에는 시간이 더 필요할 전망이다. 장내에서는 선박 조각투자가 첫 상품 후보로 거론되고 있고 장외에서는 특허 로열티와 음원 저작권 등이 유력 자산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비금전신탁수익증권 발행을 위한 후속 입법과 세부 가이드라인이 아직 완전히 갖춰지지 않은 영향이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11월 신종증권시장 개장을 준비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메리츠증권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추진하는 선박 조각투자 상품이 첫 상장 상품으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다만 개장 초기부터 다양한 상품이 한꺼번에 상장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현재 개장 시점에는 1개 정도의 상품을 생각하고 있지만 이 역시 아직 불확실한 상황"이라며 "여러 사정으로 일정이 조금씩 미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외시장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KDX와 NXT컨소시엄(넥스체인지) 등 조각투자 장외거래소가 시장 개설을 준비하고 있지만 초기 거래상품은 아직 구체화 단계에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규제가 아직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은 부분이 있어 상품을 설계하는 데 애로사항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위원회가 토큰증권 1단계에서 비상장주식 등 정형증권 토큰화를 허용하는 방향을 제시했지만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나 2·3단계 시행 시점까지 나온 것은 아니다"며 "방향성은 나왔지만 구체적인 내용이 정돈되지 않은 부분이 있어 상품도 이에 따라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초기 토큰증권 상품 후보로 선박과 함께 특허 로열티, 음원 저작권 등이 거론된다.

바이셀스탠다드는 특허 로열티를 기초자산으로 한 상품 발행을 준비하고 있으며, 관련 자산유동화법상 요건을 충족할 수 있어 현행 제도 아래에서도 상품화가 가능하다. 뮤직카우의 음원 저작권 역시 기존 혁신금융서비스를 통해 사업 모델을 검증한 사례가 있어 초기 상품 후보로 꼽힌다.

문제는 상품 공급을 넓히기 위한 법적 기반이 아직 완전히 갖춰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특히 비금전신탁수익증권은 일반적인 발행 근거를 마련하는 후속 자본시장법 개정이 마무리되지 않아 현재는 자산유동화법 등을 활용해야 한다. 요건을 충족하기 쉽지 않은 만큼 실제 상품을 내놓을 수 있는 사업자가 제한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비금전신탁수익증권은 후속 입법이 이뤄지기 전까지 자산유동화법을 활용해야 하는데 허들이 높다"며 "후속 입법이 이뤄져야 다양한 기업들이 여러 상품을 낼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원회도 지난 4일 발표한 '토큰증권 정책방향'을 통해 시장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내년 2월부터 시작되는 1단계에서는 기관투자자 전용 사모 머니마켓펀드(MMF)·사모사채와 비상장주식 신탁방식 토큰화, 공모 조각투자증권 등을 우선 허용하고 이후 공모증권,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온체인 결제 등으로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도 이번 정책으로 토큰증권 논의가 조각투자 중심의 제도 실험에서 기존 자본시장 상품과 인프라를 토큰 방식으로 전환하는 단계로 넘어갔다고 평가하고 있다.

다만 법 시행과 동시에 모든 증권이 토큰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분위기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초기에는 기관용 사모상품과 권리구조가 비교적 단순한 증권부터 도입되고 예탁결제원의 분산원장 심사와 기존 인사체계 안에서 시장이 형성될 전망"이라며 "금융사의 경쟁력도 독자적인 블록체인 보유 여부보다 제도요건을 충족하는 원장 운영, 정형증권의 반복 발행 및 기존 계좌·결제 시스템과의 연계 능력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김지영 기자 jy1008@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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