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흠 前 국회입법조사처장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 이어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이 간단치 않아 보인다. 국정지지도 위기 국면에 나온 개각 인사가 지지도 반전의 계기는커녕 오히려 악재가 되는 듯하다. 인사권자인 대통령은 왜 그랬을까? 예상치 못한 일이었을까? 두고 보면 달라질까?

지난달 30일 6명의 새 내각 후보자를 발표했을 때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 용혜인 의원이 가장 주목을 받았다. 30대 중반 인물의 파격적 발탁으로 주목을 끌만 했지만, 비례대표 의원 겸직을 고수하겠다는 그의 입장이 바로 논란을 불렀다. 비례대표 의원이 국무위원으로 입각할 때 의원직을 사퇴하는 것이 관례였다는 점도 있지만, 더구나 용 의원은 위성정당에 가담해 두 번이나 그 비례대표직을 차지한 경우였기 때문이다.

행정-입법 융합의 내각제가 아닌 체제에서 지역구 의원의 경우도 겸직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 국무위원으로 겸직하는 동안 그만큼 해당 국회의원의 공백이 생기기 때문이다. 겸직기간 동안에도 국회의원실의 보좌진 대부분이 그대로 유지되는 황당한 현실을 국민들은 알고 있을까?

용혜인 후보자는 겸직 문제뿐 아니라, 자가당착적인 여러 행적들이 소환되며 청문회장 입장도 어려울 정도가 돼버렸다. 주목을 받았던 그동안의 색다른 행보들은 참신함보다 미숙함으로 기울었다. 국무위원은 성장 과정에서 배려해야 하는 취업이 아니라, 국민을 대의하는 정부의 부처 책임자 역할을 수행하는 자리다. 이미 역량, 자격을 갖춘 사람 중에서 국민적 대표성과 영향 등을 감안해 발탁해야 하는 건 자명하다.

이런 점에서 누가 보더라도 논란이 될 만한 문제를 그대로 안은 채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것 자체가 아주 특이하다. 대통령의 인사(人事) 과정에서 객관적 판단이나 소통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의구심을 던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대통령의 호위 역할을 할 법무장관 후보자를 염두에 둔 ‘성동격서’ 전략으로 용혜인 후보자를 지명했다는 잔인한 해석을 내기도 했다. 그런데 그 당사자인 김승원 법무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문제가 오히려 본격화되면서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국정조사 사안으로 부각될 소지마저 보인다.

일부에서는 장관의 자격이 문제가 아니라, 국회의원의 자격도 문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런저런 문제가 있어서 국무위원으로서 부적합한 인물이 국회의원으로서는 괜찮으냐는 것이었다. 물론 국회의원은 유권자의 선택으로 자리에 오른, 민주적 정당성을 확보한 대의권력자다. 선거 과정에서 어느 정도 검증을 받기도 한다.

그래서 한때 국회의원들이 입각하는 경우 모두 인사청문회를 통과해 임명되는 ‘현역불패’의 역사를 이어가기도 했다. 선거 과정에서 검증된 인물이라는 점 외에, 국회의원들의 동료의식이 발휘된 결과였다고 하겠다. 그러나 이마저도 지난해 강선우 여성부 장관 후보자의 낙마로 깨졌다. 이번에도 3명의 국회의원 출신 지명자 중, 논란의 1~2명은 쉽지 않아 보인다.

선출직이라는 민주적 정당성이 국회의원의 품격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국회의원 중에서도 다시 검증을 통과한 사람만이 국무위원으로 등용될 수 있다는 현실은 선출직 우위론을 무색케 한다. 선출된 권력이 무소불위가 아니다. 법치와 국민여론의 통제를 받고, 위임받은 역할을 지속적으로 평가받으면서 그 정당성을 유지한다. 그런데 최근 들어 민주적 검증 과정으로써 선거의 역할이 더 취약해지고, 그에 따라 국회의원들의 품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무엇보다도 선거 과정에서 1차적인 검증 역할을 수행하는 정당이 권력 카르텔로 변질된 영향이 크다. 공적인 대의 역할보다 카르텔의 조직원 역할에 충실한 정치인들이 쉽게 등용되는 경우들이 눈에 띈다. 의정활동 과정에서도 카르텔의 정파적 싸움에 앞장서는 정치인이 주목받는다. 그래서 이제는 판사 출신 국회의원이라는 게 법치에 대한 기대와 품격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국회의원들의 막무가내식 호통정치에 당했던 정부 인사가 보궐선거로 국회의원이 되고 나서 목이 터져라고 “조용히 해!”를 되갚아 외치는 장면이 쇼츠로 돌고 있는 씁쓸한 현실이 대변해 준다.

조만간 장관 후보자들의 인사검증 청문회가 진행된다. 더불어 검증의 주체인 국회의원들 스스로 품격을 성찰하도록 압박하는 사회적 풍토도 함께 하길 바란다. 그래야 국회의원들의 민주적 정당성이라는 주장이 그만큼 정당성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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