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의 트럼프'로 불리는 호세 안토니오 카스트(사진) 칠레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이 취임 이후 최저 수준인 30%를 기록했습니다. 경제 회복과 치안 강화 등을 앞세워 집권한 지 6개월 만에 국민 기대가 빠르게 식으면서 국정 운영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확산하는 모습입니다.
6일(현지시간) CNN 칠레 등은 칠레 여론조사기관 크리테리아가 지난 3∼4일 실시한 조사에서 카스트 대통령의 국정 수행 긍정 평가는 30%로 직전 조사보다 3%포인트 하락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부정 평가는 58%로 3%포인트 상승했습니다.
지난 3월 취임 직후 46%였던 그의 지지율은 5개월 만에 16%포인트 하락했고, 같은 기간 부정 평가는 30%에서 58%로 28%포인트 상승했습니다. 국정 전반에 대한 평가도 부정적이었습니다. 응답자의 52%는 카스트 정부 출범 이후 칠레가 '후퇴하고 있다'고 답했고, '발전하고 있다'는 응답은 12%에 그쳤습니다. '경제 상황이 나쁘다'는 응답도 51%였으며, '좋다'는 응답은 3%에 불과했습니다.
치안·경제·고용 문제의 책임 소재를 묻는 말에는 38%가 현 카스트 정부에 책임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가브리엘 보리치 전 정부의 책임이라는 응답은 32%, 양쪽 정부 모두의 책임이라는 응답은 26%였습니다.
이러한 결과는 카스트 대통령이 경제 회복과 치안 강화를 내세워 집권했지만, 지난 6개월 동안 국민이 체감할 만한 성과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됩니다. 특히 실업률이 9%를 웃도는 가운데 경제 상황이 나쁘다는 응답이 51%에 달했습니다. 7월 경제활동지수도 전년 대비 부진하면서 올해 성장률 전망이 1% 아래로 내려갈 가능성도 제기됐습니다. 전문가들은 응답자의 52%가 '칠레가 후퇴하고 있다'라고 답해, 대통령 개인에 대한 평가를 넘어 국정 방향 자체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 확산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카스트 대통령은 변호사 출신의 정치인입니다. 부친은 독일 나치당원 출신이고, 형은 피노체트 군부 독재 정권에서 장관을 지냈습니다. 그는 1996년 시의원으로 정치에 입문한 뒤 2002년부터 2018년까지 4선 하원의원을 지냈습니다. 2017년과 2021년에 이어 세 번째로 도전한 2025년 대선에서 승리해 올해 3월 대통령에 취임했습니다. 치안 회복과 불법 이민 통제, 정부 지출 효율화, 민간 투자 확대를 통한 경제 활성화를 핵심 공약으로 내걸었습니다.
카스트의 집권에는 보리치 정부 시절 누적된 경제 부진과 범죄 증가에 대한 국민의 불만이 크게 작용했습니다. 하지만 강력한 법질서 확립과 시장 친화적인 경제정책을 내세우며 변화를 약속했지만 취임 이후 성과가 충분히 나타나지 않으면서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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