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37억서 22배 급증…21개 사업 내년 정부안 반영

AI 활용지원 2500억 최대…국립공원 스탬프·군 보급품 절감도

기획예산처. 디지털타임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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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국민참여예산이 3010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로 늘어난다. 올해보다 22배 증가했지만 전체 예산의 80% 이상이 '전국민 인공지능(AI) 서비스 보편적 활용 지원' 한 사업에 집중됐다. 국민의 예산 편성 참여를 확대했다는 의미가 있지만, 다양한 국민 요구를 반영한다는 제도 취지에 맞는지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획예산처는 2027년도 정부예산안에 국민참여예산 21개 사업, 총 3010억1900만원을 반영했다고 7일 밝혔다. 올해 9개 사업, 137억원과 비교하면 사업 수는 12개 늘었고 예산은 2873억원, 2097% 증가했다. 2018년 제도 도입 이후 예산액 기준 역대 최대다.

예산 증가를 사실상 AI 사업이 주도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전국민 AI 서비스 보편적 활용 지원'에 2500억원이 배정됐다. 전체 국민참여예산의 약 83%다. 국민 누구나 일상생활에 필요한 AI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해 디지털 격차를 줄인다는 취지다.

교육부의 '대학생 AI 공동구독 지원'에도 199억6000만원이 반영됐다. 두 AI 관련 사업을 합치면 2699억6000만원으로 전체 국민참여예산의 약 90%에 달한다. 국민참여예산이 22배 커졌지만 증가분의 상당 부분이 AI 사업에서 발생한 셈이다.

나머지 예산에는 생활밀착형 사업 등이 포함됐다. 국립공원과 주요 명소를 돌며 인증하는 '국립공원 스탬프투어'에는 13억원이 배정됐다. 폐파출소 등 유휴 국유재산을 주민 생활공간으로 만드는 '청년참여형 국유재산 RE디자인'에는 5억원이 편성됐다.

일자리이음프로젝트에는 90억5300만원, 동물복지축산직불 시범사업에는 34억2600만원이 반영됐다. 온라인 집회신고시스템 구축에는 13억3100만원이 투입된다.

국민이 예산 과정에 참여하는 범위도 넓어졌다. 정부는 올해부터 국민제안 대상을 신규 사업 발굴뿐 아니라 기존 예산의 지출효율화까지 확대했다. 사업 설명과 선호도 투표 등에 참여하는 국민참여단은 기존 300여명에서 600여명으로 두 배 늘렸다. 국민참여자문단도 16명에서 40여명으로 확대했다.

지난해 5월부터 올해 4월까지 접수된 국민제안을 토대로 각 부처가 요구한 사업은 43개, 3813억원 규모였다. 정부는 국민참여자문단의 사전 검토와 국민참여단 사업설명회·선호도 투표 등을 거쳐 이 가운데 21개 사업을 정부안에 반영했다.

전문가들은 국민참여예산의 외형 확대보다 얼마나 다양한 국민 의견이 실제 사업에 반영됐는지를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국민참여예산은 금액의 크기보다 예산에 반영된 항목과 종류가 다양하고 소액이라도 여러 각도에서 지출되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런 면에서 AI에 예산을 집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핵심은 국민참여예산에 몇 건의 의견이 들어왔고 그 의견이 어떻게 반영됐는지를 보는 것"이라며 "AI 예산은 다른 곳에서도 충분히 편성할 수 있는데 굳이 국민참여예산에 집중한 것은 국민 의견 수렴이 충분했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도 "AI가 국가 경쟁력의 핵심이라는 점은 인정하지만 전체 예산의 80~90%가 특정 분야에 편중되면 국민참여예산이라기보다 정부의 정책 우선순위를 반영하는 예산으로 보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참여예산의 실효성을 높이려면 교육·복지·청년·지역경제·생활안전 등 다양한 국민 제안이 실제 예산에 반영될 수 있도록 분야별 배분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선정 과정과 집행 결과의 투명성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김우람 기자 kwr@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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