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몽드 인터뷰서 “북미 대화 재개 페이스메이커 될 것”
12·3 계엄 사태 명분 삼아 “권력분산 개헌·사법 개혁” 국제사회 공식화
트럼프 한미동맹 압박엔 “현실 맞춘 재정립” 실용 외교 노선
프랑스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2024년 12·3 비상계엄 사태를 거론하며 “수많은 희생을 통해 얻어낸 민주주의가 더 이상 흔들리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히고 권력 분산을 위한 헌법 개정 및 사법·군 개혁 의지를 서방 세계에 공식화했다. 아울러 한미동맹 ‘재정립’과 ‘북미 페이스메이커’ 자임을 언급하며 다극화 체제 속 실용외교 노선을 분명히 했다.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는 6~9일 프랑스를 방문하는 이 대통령과의 서면 인터뷰 기사를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대통령은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북미 대화 재개를 돕는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하겠다”며 “이는 북한의 핵 능력 고도화를 저지하기 위한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남북 관계에 대해서는 “오랜 세월 동안 쌓여온 불신의 벽을 몇 번의 손짓만으로 하루아침에 무너뜨릴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광복절 경축사에서 제시한 ‘포용적·안정적·책임 있는 평화공존’이라는 3대 원칙을 중심으로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동맹 및 외교 현안에 대해서는 철저한 ‘실용’에 방점을 찍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근 행보에 대해 “한미동맹의 지속가능성을 훼손하려는 것이 아닌, 변화하는 시대의 현실에 맞게 동맹을 재정립하려는 의지를 드러내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한국 역시 국방비를 늘리는 등 안보에 필수적인 군사적 역량을 점진적으로 강화하고 있음을 부각했다. 한일 관계는 “모든 갈등을 해결해야만 함께 나아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역사 문제를 외면하지 않으면서도 안정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앞서 제안한 ‘독립국 연대’에 대해서는 “민주주의, 인권, 법치와 같은 공통의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 사이에서 긴밀한 협력이 중요하다”고 화답했다. 이어 “특정 분야에서 실질적인 행동이 가능한 국가들과 실용적이고 개방적인 협력을 바탕으로 연대를 강화하고 있다”며 “자국 안보를 스스로 확보할 역량을 높이면서 기존 동맹을 강화하려 한다”고 부연했다.
국내 정치 상황과 관련해서는 2024년 12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실패로 촉발된 정치적 위기 재발 방지를 역설했다. 이 대통령은 비상계엄 선포 요건의 엄격한 제한과 5·18 민주화운동 정신의 헌법 전문 명시를 시사하며 “대통령의 책임을 강화하고 권력을 분산시키기 위해 (개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사법제도에 대해 “권력이 지나치게 집중되는 것을 방지하고 권력 남용을 예방하기 위해” 개혁을 추진 중이며, 군에 대해서도 “헌정질서를 위협하는 일이 없도록 하는 동시에 현대와 미래의 전쟁 형태에 능동적으로 대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윤정 기자(kking152@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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