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외 동맹국 참여 기대…“다른 국가들도 동참할 것”

“세계 무역 미국만 책임은 아니다”…주요국 역할 압박

핵합의 무산 가능성도 언급, “능력 무력화에 그칠 수도”

크리스 라이트 미 에너지부 장관.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크리스 라이트 미 에너지부 장관.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이 호르무즈해협의 항행 안전을 놓고 동맹국과 우방국에 군사적 역할 확대를 거듭 요구하고 있다.

미국이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길목을 사실상 단독으로 방어하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동맹국들도 군사자산을 조속히 투입해야 한다는 취지다.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6일(현지시간) CNN과 폭스뉴스 등에 잇따라 출연해 호르무즈해협에서 원유 수송을 지원하는 미군의 역할이 현재로서는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라이트 장관은 “많은 선박이 해협을 통과하고 있고, 이를 위해서는 미군의 지원이 필요하다”며 “이란은 여전히 문제를 일으키고 있지만 미 해군은 그 싸움에서 이기고 있다”고 말했다.

호르무즈해협에 대한 미군의 지원 작전이 새로운 일상, 이른바 ‘뉴노멀’이 되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오늘 현재로서는 그렇다”고 답했다. 다만 그는 “앞으로 다른 국가들도 와서 이 노력에 우리와 함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국제적 역할 분담을 강조했다.

특히 라이트 장관은 “세계 무역은 중요하다”며 “이것이 미국만의 책임이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미국이 세계 에너지 수송로의 안전을 사실상 혼자 책임지는 상황에서 벗어나 동맹 및 우방국들과 부담을 나누겠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기조를 재차 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는 동맹국들의 군사적 참여가 이미 논의되고 있다고 밝혔다. 라이트 장관은 “많은 다른 국가들이 우리에게 연락해왔다”며 “그들은 우리와 협력하고 싶어 하고 도움이 되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관여하고 있는 다른 군사자산은 역내 우리 우방과 동맹국들의 것”이라며 “역외에서도 그런 자산들이 들어오기를 바란다. 조속히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는 중동 지역에 주둔하거나 활동 중인 동맹국뿐 아니라 유럽과 아시아 등 역외 동맹국에도 함정과 항공기 등 군사자산을 호르무즈 해협 방어에 투입해 달라는 요구로 해석된다.

한국 정부도 호르무즈해협에서의 군사적 기여 확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라이트 장관은 이날 인터뷰에서 한국을 비롯한 특정 국가를 지목하지 않았으며, 어떤 군사자산이나 지원 방식을 요구하는지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는 원유 물량을 둘러싼 논란에도 반박했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공개한 일일 원유 수송량을 두고 민간 분석기관 등에서 수치가 과장됐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라이트 장관은 “추측이 아니라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주 초 24시간 동안 약 1800만 배럴의 원유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고 밝혔다. 현재 해상 운송을 통한 하루 평균 원유 수송량은 900만 배럴을 넘고 있으며, 파이프라인을 통해서도 하루 400만~500만 배럴이 추가로 운송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라이트 장관은 미국과 이란의 핵 협상이 반드시 합의로 귀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전망도 내놨다.

그는 이날 ABC방송 인터뷰에서 “핵 합의가 없을 수도 있다”며 “단순히 이란의 핵 개발 능력을 무력화하는 데 그칠 수도 있다”고 말했다고 의회전문매체 더힐이 보도했다.

이어 이란과의 핵 문제 해결이 “차기 행정부까지 미뤄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과의 포괄적인 핵 합의 자체보다 이란의 핵무기 개발 능력을 제거하는 데 우선순위를 둘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규화 대기자(david@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규화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