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남부 주요 아파트 국민평형이 연이어 20억원을 돌파하고 있다. 부동산 세제 개편으로 서울 고가 아파트 보유세가 커지면서 세 부담이 덜한 경기 남부권으로 매수세가 확산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최근 시행에 들어간 삼성전자 주택구입 지원제도를 타고 경기 남부 아파트 매수세가 더 거세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 부동산업계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수원 영통구 원천동 광교중흥S클래스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말 20억원에 팔렸다.
이 아파트 대형 평형이 20억원 이상에 거래된 적은 있지만, 국민평형이 20억원에 거래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아파트 전용 84㎡는 지난 5월까지만 해도 17억원대에 거래됐었다.
성남 수정구 위례동 ‘위례 래미안이편한세상’ 전용 84㎡도 지난달 20억원에 거래됐다. 7월 초만 해도 18억원대에 거래가 이뤄졌지만, 한 달여 만에 2억원 가까이 뛰었다.
분당 구축 아파트 가격도 올랐다. 분당 이매동 아름마을6단지 선경아파트 전용 84㎡는 최근 20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이 아파트는 1993년에 지어진 370가구 짜리 구축 단지다. 분당의 가격 상승세가 구축 아파트로도 번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분당 이매동 R공인 관계자는 “당초 구축 국평이 20억원 이상에 거래될 수 있겠냐는 관측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이를 넘어서는 실거래 사례가 나오고 있다”며 “서울 집을 알아보다 분당으로 돌린 수요자들의 매수 문의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시가 20억원 안팎의 아파트가 주요 과세 강화 대상에서 빠진 점이 경기 남부권 아파트 매수세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세제 개편을 통해 30억원 이상의 고가 아파트 보유세 부담을 높였다. 그러나 20억원 이하 아파트의 경우 세 부담이 오히려 낮아지거나 기존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게 되면서 세 부담을 피하려는 주택 수요가 경기 남부로 향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부동산원 통계로도 경기 남부권 아파트 매매가의 가파른 상승세가 확인된다. 한국부동산원이 지난 3일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성남 분당구와 수원 영통구 아파트 매매 가격은 각각 전주보다 0.53%, 0.65% 올랐다.
삼성전자가 이달 1일부터 시행 중인 주택구입자금 지원제도도 아파트 가격 상승 요인으로 거론된다.
삼성전자는 이달부터 무주택 임직원에게 주택 매입자금으로 최대 5억원을 연 1.5% 금리에 지원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대상 주택 가격은 25억원 이하 전용 85㎡ 이하 아파트다. 분당·광교는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통근이 용이해 삼성 임직원의 주요 주거지로 꼽힌다.
광교 S공인 관계자는 “부동산 세제 개편에 이어 당초 삼성전자 사내대출이 시작되면서 20억원 안팎 아파트에 매수 문의가 많이 붙고 있다”며 “내년 상반기 예정된 수억원대 성과급 지급까지 이뤄지면 매수세가 더 강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박순원 기자 ss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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