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 美 현지시간 5일 뉴욕 한 병원서 세상 떠나

동료활동가 글로리아 스타이넘(92) 별세 사흘 만

고인, 1960년대 “미스 아메리카 선발 반대” 시초

급진 반기득권·여성운동…미디어·언론활동 주력

미국 여성주의(페미니즘) 운동의 거두 2명이 사흘 간격으로 각각 세상을 떠났다.

AP통신과 미 CBS뉴스 등은 페미니스트 작가 로빈 모건이 최근 몇주 간 건강 악화를 겪어오다가 5일(미 동부 현지시간) 뉴욕 한 병원에서 85세로 별세했다고 보도했다. 고인은 지난 2일 숨진 글로리아 스타이넘(향년 92세)에 이은 미국 여성운동의 또 다른 아이콘이자 시인·편집자로 소개됐다.

1990년 여성운동 잡지 미즈(Ms.) 편집장으로 활동할 당시의 고(故) 로빈 모건. 오른쪽은 그가 급진 여성운동에 뛰어들 당시  만들어 대중화된 여성운동 상징. 모건은 9월 5일(미 동부 현지시간) 뉴욕에서 향년 85세로 사망했다. [AP=연합뉴스 사진 갈무리]
1990년 여성운동 잡지 미즈(Ms.) 편집장으로 활동할 당시의 고(故) 로빈 모건. 오른쪽은 그가 급진 여성운동에 뛰어들 당시 만들어 대중화된 여성운동 상징. 모건은 9월 5일(미 동부 현지시간) 뉴욕에서 향년 85세로 사망했다. [AP=연합뉴스 사진 갈무리]

1941년 플로리다 태생인 모건은 3살부터 모델을 시작했고 5살엔 ‘리틀 로빈 모건’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등 1940~50년대 ‘순수하고 이상적인 미국 소녀’ 아역스타로 떠올랐었다. 21세에 결혼해 아들도 낳았다. 대학부터 민권운동, 베트남전 반대시위 참여 등 반(反)기득권 활동가로 변모했다.

1960년대 여성 단체 ‘뉴욕 래디컬 위민’과 ‘지옥에서 온 여성 국제 테러리스트 음모단’(W.I.T.C.H.)을 이끄는 등 ‘제2물결 페미니즘’ 급진 여성운동에 앞장섰다. 1968년 최초의 ‘미스 아메리카 선발대회 항의시위’를 주최했고, 동료 활동가들과 함께 브래지어를 쓰레기통에 던져넣는 퍼포먼스를 했다.

당시 혁명을 시사하는 ‘꽉 쥔 주먹’과 ‘여성 기호’(♀)를 합친 이미지를 만들어 대중화했다. 1970년 에세이 선집 ‘자매애는 힘이다’를 집필하며 ‘자매애’를 강조했다. 역사를 뜻하는 영단어 ‘히스토리’(history)를 “남성 중심적”이라고 비판하며 ‘허스토리’(herstory)라는 말을 만든 인물로도 꼽힌다.

지난 3월 ‘여성미디어센터’(WMC) 창립 제21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고(故) 로빈 모건. [AP=연합뉴스 사진 갈무리]
지난 3월 ‘여성미디어센터’(WMC) 창립 제21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고(故) 로빈 모건. [AP=연합뉴스 사진 갈무리]

1970년에는 노동조합 결성을 저지하던 출판사 ‘그로브 프레스’ 소유주의 사무실을 동료들과 함께 점거했다가 체포·수감됐었다. 고인은 반전(反戰)주의, 급진 무정부주의 좌파 성향의 ‘이피(Yippies)’ 조직인 ‘청년국제당’ 일원이었지만, 이 단체가 여성들을 대하는 방식에 곧 환멸을 느끼고 떠났다.

1989~1994년 스타이넘 등이 창간한 잡지 ‘미즈’(Ms.)의 편집장을 역임했다. 2005년 동료 운동가인 스타이넘, 배우 제인 폰다와 공동으로 비영리단체 ‘여성 미디어 센터’(WMC)를 설립했다. 단체는 여성과 소녀들이 미디어에서 가시성, 생존가능성, 의사결정 권한을 갖도록 지원하는 것을 목표 삼았다.

활동 기간 남성·여성 연인을 각각 뒀었다. 모건은 WMC 주도의 전국 송출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했고, 2010년쯤 파킨슨병 진단 이후로도 활동했다. 회고록 Saturday’s Child(2001)를 포함해 20여권의 책을 썼다. ‘1963: The Year of the Revolution’은 국내에서 ‘1963 발칙한 혁명’으로 번역됐다.

지난 2015년 3월 11일(미 현지시간) 당시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며 비무장지대(DMZ) 도보횡단을 추진한다고 밝혔던 미국의 여성운동가 고(故) 글로리아 스타이넘. 그는 2026년 9월 2일 향년 92세로 별세했다. [AP=연합뉴스]
지난 2015년 3월 11일(미 현지시간) 당시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며 비무장지대(DMZ) 도보횡단을 추진한다고 밝혔던 미국의 여성운동가 고(故) 글로리아 스타이넘. 그는 2026년 9월 2일 향년 92세로 별세했다. [AP=연합뉴스]
김광태 기자(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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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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