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척도 대신 ‘성실함’ 주목… 위기의 청년 자영업자 살린 ‘청년미래이음대출’

창업자금부터 간판·생활비까지 밀착 지원… ‘새희망가게’ 100곳 확대 추진

2028년까지 미소금융 200억원 공급… 진입단계 맞춘 ‘맞춤형 포용금융’ 실천

임종룡(오른쪽)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우리미소금융재단의 ‘새희망가게’로 선정된 곳에서 지원금을 전달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우리금융 제공]
임종룡(오른쪽)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우리미소금융재단의 ‘새희망가게’로 선정된 곳에서 지원금을 전달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우리금융 제공]

부친의 투병으로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게 된 허모씨. 낮에는 20년간 운영해온 부모님의 식당을 돕고 밤에는 예비 배우자와 함께 야간 배달전문점 ‘원이네’를 열어 창업에 나섰지만 사업 초기 월매출이 200만원 안팎에 그쳤다. 이때 우리금융그룹 우리미소금융재단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사업을 이어가려는 성실성과 대출금을 상환하겠다는 의지를 높이 평가해 ‘청년미래이음대출’을 지원했다. 이 대출 덕분에 허씨는 가족의 생계를 지키면서 창업이란 꿈을 이어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우리미소금융재단의 청년미래이음대출이 부친의 투병으로 생계와 창업이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짊어진 청년 자영업자의 재기를 뒷받침하며 포용 금융의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3월부터 우리미소금융재단은 △청년미래이음대출 △청년운영자금대출을 운영하고 있다. 청년미래이음대출은 금융 이력이 부족해 기존 정책금융상품 이용에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의 사회 진입을 지원하기 위한 상품이다. 대상은 19세 이상 34세 이하 청년으로 대출 한도는 최대 500만원이다. 금리는 연 4.5%이며 대출 기간은 거치기간 6개월 이내, 상환 기간 5년 이내다.

청년운영자금대출도 별도로 운영 중이다. 19세 이상 34세 이하의 사업자등록 청년을 대상으로 하며 대출 한도는 최대 3000만원이다. 금리는 연 4.5%이고 거치기간 2년 이내, 상환 기간 5년 이내로 운영된다.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에게는 청년미래이음대출을, 사업을 시작한 청년에게는 청년운영자금대출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청년의 사회 진입 단계에 맞춰 금융 지원을 세분화한 셈이다.

김은경(왼쪽) 서민금융진흥원장과 임종룡(오른쪽)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지난 7월 우리미소금융재단 서울지점 이전 개점식 후 ‘우리 새희망가게’를 방문했다. [우리금융 제공]
김은경(왼쪽) 서민금융진흥원장과 임종룡(오른쪽)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지난 7월 우리미소금융재단 서울지점 이전 개점식 후 ‘우리 새희망가게’를 방문했다. [우리금융 제공]

우리금융의 청년 금융 지원이 관심을 끈 부분은 단순한 자금 공급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우리미소금융재단 지점을 지방 중심으로 확대하고 일부 지점은 전통시장 등 소상공인 밀집 지역으로 이전해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여신 업무 경험이 있는 인력을 추가 채용해 지역 현장에서 청년과 소상공인의 상황에 맞는 상담 기능도 강화했다.

청년 자영업자를 위한 사회공헌 사업 ‘새희망가게’도 지원 규모를 키우고 있다. 새희망가게는 우리미소금융 대출을 성실하게 상환하고 있는 푸드트럭과 포장마차 등 청년 사업자를 대상으로 영업에 필요한 입간판과 홍보물, 생계용품, 공과금 등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현재까지 30개점이 지원 대상에 선정됐으며 우리금융은 앞으로 100개점까지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모집을 진행하고 있다. 매출 변동성이 큰 영세 청년 사업자에게는 대출금만으로 사업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어려운 경우가 적지 않은 만큼 영업 환경 개선과 생활비 부담까지 덜어주는 방식으로 지원 범위를 넓힌 것이다.

우리금융은 2028년까지 미소금융 연간 공급 규모를 200억원 수준으로 확대하고 청년 지원 비중을 50%까지 높일 계획이다.

금융권에서도 청년금융의 역할이 단순한 저금리 대출 공급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청년층은 금융 이력이 짧아 신용평가에서 불리할 수 있지만 동시에 취업과 창업을 통해 소득과 자산을 새롭게 만들어 갈 가능성이 큰 계층이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이 청년의 과거 금융 이력만 보는 대신 사회진입과 창업, 사업유지 과정까지 단계적으로 지원하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금융 취약계층이 일시적인 자금 지원에 머무르지 않고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청년들이 사회에 안정적으로 진입하고 다시 도전할 수 있도록 금융의 역할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형연 기자 jh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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