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3일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3일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코로나 신약 임상승인 청탁 의혹'이 단순한 민원 전달이나 '성공한 로비'를 넘어 자본시장을 교란한 대형 주가조작 게이트로 번질 조짐이다. 김 후보자가 브로커의 청탁을 받고 신약 개발업체인 제넨셀의 임상시험 승인이 신속하게 진행되도록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게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브로커와의 구체적인 통화 녹취록까지 폭로되며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양상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김 후보자의 청탁 의혹이 제기된 시점을 전후해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기이할 정도로 폭등했다는 점이다. 제넨셀의 최대 주주인 세종메디칼 등 관련 상장사들의 주가는 임상 승인 호재를 타고 단기간에 5배 이상 치솟았다가 폭락했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개인 투자자들은 피눈물을 흘려야 했다. 허위·특혜성 호재를 이용해 의도적으로 주가를 부양하고 대주주들은 '먹튀'한 전형적인 '권력형 주가조작 게이트'라는 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여기에 더해 KH그룹(KH필룩스)이 제넨셀에 거액을 투자한 배후에 인터폴 적색수배 중인 배상윤 회장이 존재한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배 회장은 불법 대북송금과 대장동 사건 등 수많은 의혹에 등장하는 인물이다. 이는 김승원 후보자의 '청탁 의혹'이 김 후보 주장처럼 공직자의 단순한 민원 처리가 아니라 정치권 권력자와 브로커, 그리고 불법 자본세력이 얽히고설킨 거대한 '검은 카르텔'의 연장선상일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김 후보자와 더불어민주당은 과거 검찰에서 무혐의(기소유예) 취지의 판단을 받은 사안으로 정당한 의정 활동의 일환이었다며 한동훈 의원이 공개한 녹취록을 두고 '캐비닛 정치'라고 역공을 펴고 있다. 김 후보자 측은 녹취록과 관련해 "녹취의 앞뒤를 잘라 민원 확인을 승인 압력으로 둔갑시키고 있다"며 "식약처장에게 요청한 것은 승인이 아니라 심사 상황의 점검과 보고였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과거 수사 당시에는 구체적인 녹취록이나 불법적 주식 거래 흐름이 온전히 드러나지 않았다. 새로운 증거와 중대한 정황이 포착됐다면, 기소유예 처분과 상관없이 전면적인 재수사에 착수하는 것이 사법 정의의 기본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주가조작을 하면 패가망신한다는 것을 확실히 해야 한다"는 의지를 거듭 피력해왔다. 만약 김 후보자의 부정 청탁 의혹에 주가조작까지 연결됐다면 재수사로 진상을 명명백백하게 밝혀내야 한다. 김 후보자 또한 무죄를 주장하고 있는 마당에 재수사를 마다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김 후보자가 만약 법무 장관에 임명되더라고 부정 청탁과 주가 조작 의혹을 털어내지 않고는 명(命)에 힘이 실릴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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