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연 성과급 도입 놓고 연구현장 우려 목소리
선발 대상·기준·절차 등 협의 없이 일방적 시행
출연연 연구생태계 특수성 반영 못한 지급 방안 반대
과학기술 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 우수 연구자에 대한 성과급 도입을 놓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연구현장에선 성과급 지급 대상과 기준, 절차, 인원 등 구체적 시행 방안이 연구기관 특수성을 반영하지 못한 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마련된 데 대해 반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출연연 우수 연구자에 대한 성과 보상 강화와 사기 진작을 위해 마련된 성과급 도입이 시행 전부터 난항에 부딪힐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6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국가과학기술연구회는 우수 연구성과를 창출하는 출연연 소속 우수 연구자를 선발해 성과급을 지급키로 했다.
성과급 지급 대상은 기관평가 A등급(우수) 이상을 받은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소관 23개 출연연 연구자다. 지급 인원은 연구직 현원의 1%를 기준으로 해당 기관이 자체 정하도록 했다.
선정된 연구직·기술직은 1인당 4000만∼6000만원의 성과급을 지급받게 된다. 여기에 출연연이 추가로 매칭할 경우 개인이 받을 수 있는 성과급 지급 규모는 최대 1억원으로 늘어날 수 있다.
연구현장에서는 우수 연구자에 대한 성과급 지급이 실질적 보상체계를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데 환영과 기대를 표명했다.
하지만 정부가 정한 출연연 성과급 지급 방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기관평가 A등급 이상 출연연만을 대상으로 성과급을 지급한다는 점과 연구직·기술직 등 특정 직군에 한정한다는 점에서 수긍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공공과학기술연구노조는 "A등급 이상을 받지 못한 출연연에도 우수한 연구성과를 통해 인정받고 있는 연구자가 있는데도, 이를 제외한 점은 추가적인 불이익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출연연 연구성과는 연구직·기술직뿐 아니라 다양한 구성원의 협업으로 창출되는 만큼 지급 대상을 특정직군으로 제한한 것은 연구 생태계의 특수성을 반영하지 못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와는 별도로 과기정통부는 내년부터 기관평가 A등급 이상 받은 출연연 전 직원을 대상으로 성과급을 지급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이를 위해 내년 정부 예산안으로 167억원을 편성했다. 연구현장에서는 이 성과급 제도도 기관평가 A등급 이상을 받은 출연연에 한해 시행하는 것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기관평가 결과가 좋은 출연연에 한정해 성과급을 지급하기보다는 정부가 출연연 전체 구성원의 처우 개선과 사기 진작을 위해 기본급 인상에 힘을 실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출연연은 그동안 공공기관으로 분류돼 정부로부터 임금 상승률에 제한을 받아왔다.
실제 2024년 출연연 임금 인상률은 2.1%로 전체 근로자 평균 2.9%보다 0.8%포인트 낮았고, 그 격차가 지속적으로 벌어지며 처우 개선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출연연 임금과 수당 구조 개편을 위한 정책연구 초안을 마련해 연구 현장과 협의해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이어확 전국과학기술전문연구노조 정책위원장은 "출연연 보상이 연구자 간 협업과 지식공유를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이어 "개인 연구자에 대한 보상보다는 연구팀 단위의 포상이 후속 연구비 지원 등 협업을 강화하는 방안 검토와 함께 눈에 보이는 연구성과뿐 아니라 지식공유, 후배양성, 장기적 기술축적 등과 같은 보이지 않는 기여까지 평가할 수 있는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준기 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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