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트먼 "출시 과정 엉망진창… 사용량 보상한다"

연구·복잡한 작업 특화… AI 에이전트 경쟁 격화

브록먼 "아스트라는 AGI 시대의 시작"… 새 국면

오픈AI 최초 '중대한 사이버보안 능력' 등급 부여

이규화 대기자.
이규화 대기자.

오픈AI가 지난 3일(현지시간) 공개한 차세대 인공지능(AI) 모델 'GPT-6 아스트라'를 둘러싼 평가가 한창이다. 당초 주목받았던 것은 역대급 성능이었지만, 출시 직후에는 오히려 상당수 유료 이용자가 모델에 접근하지 못하는 일이 벌어지면서 '접근 대란'이 이슈가 됐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출시 이후 배포 과정이 "엉망진창이었다"고 인정하며 이용자들에게 사과했다. 아스트라의 높은 컴퓨팅 수요와 안전성 검증 등을 고려해 접근 권한을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과정에서 혼선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오픈AI는 아스트라를 이용하지 못한 유료 가입자들에게 지연된 기간에 상응하는 사용량을 보상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혼선에도 불구하고 아스트라가 던진 기술적 충격은 상당하다. 이번 모델은 기존 세대와 달리 AI가 사람을 대신해 복잡한 업무를 직접 수행하는 능력을 강화했다.

사용자가 최종 목표를 제시하면 아스트라가 웹브라우저와 컴퓨터를 직접 조작하고, 필요한 자료를 검색하며, 코드를 작성하고, 여러 프로그램을 오가면서 작업을 완성하는 식이다. 문서 작성이나 정보 검색 같은 단일 작업뿐 아니라 여러 단계가 연결된 업무를 스스로 계획하고 실행한다.

이는 AI산업의 경쟁이 앞으로는 '누가 인간의 업무를 더 많이 대신할 수 있느냐'로 판가름날 것임으로 예고한다.

오픈AI 챗GPT. AP 연합뉴스
오픈AI 챗GPT. AP 연합뉴스

AI 에이전트가 대표적이다. 사람의 지시에 따라 답변을 생성하는 챗봇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스스로 인터넷과 소프트웨어를 활용하고, 필요한 작업을 연쇄적으로 수행하는 '디지털 노동자'에 가까워지고 있는 것이다.

아스트라의 성능을 둘러싼 평가도 이런 변화를 뒷받침한다. 오픈AI는 수학·과학 연구,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컴퓨터 사용, 사이버보안 등 전문 영역에서 기존 모델을 크게 앞선다고 강조했다. 특히 복잡한 문제를 여러 단계로 쪼개 해결하고 필요한 도구를 직접 선택해 사용하는 능력이 강화됐다는 설명이다.

그렉 브록먼 오픈AI 공동창업자 겸 사장이 아스트라 출시와 함께 "범용인공지능(AGI) 시대에 오신 것을 환영한다"고 선언한 것도 그 때문이다. 그는 향후 AI 발전사를 되돌아볼 때 아스트라의 등장이 AGI 시대의 출발점으로 평가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다만 이를 곧바로 'AGI 완성'으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AGI는 아직 업계에서 합의된 단일한 기술적 기준이 없다. 특정 벤치마크에서 인간 이상의 성능을 기록하는 것과 현실 세계에서 인간이 수행하는 광범위한 경제활동을 안정적으로 수행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아스트라의 등장을 가볍게 볼 수 없는 이유는 AI의 능력이 지식과 추론에서 행동으로 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이 AI에게 계속 세부적인 명령을 내려야 하는 것이 아니라 목표를 제시하고 결과를 감독하는 방식으로 바뀐다면 AI의 경제적 가치는 지금보다 훨씬 커질 수 있다.

문제는 성능이 높아질수록 위험 역시 커진다는 점이다. 오픈AI는 아스트라를 자사 모델 가운데 처음으로 사이버보안 분야에서 '중대한'(Critical) 능력 등급에 해당한다고 평가했다. 적절한 도구와 권한이 주어질 경우 보안 취약점을 찾아내고 공격 방법을 개발하는 능력까지 상당한 수준에 도달했다는 의미다.

AI가 컴퓨터를 직접 조작하는 능력 역시 양날의 검이다. 정상적인 이용자에게는 업무 자동화를 의미하지만, 악의적인 사용자에게는 사이버공격과 사기, 정보 탈취 등을 자동화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아스트라의 출시 과정에서 접근에 제한을 둔 배경에도 이런 안전성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

앞으로 아스트라 같은 초고성능 모델이 등장하면 AI를 '사용하는 기업'과 'AI를 활용해 생산성을 재설계하는 기업' 사이의 격차가 빠르게 벌어질 수 있다. 반도체와 자동차, 조선, 제조업 등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한국에게도 AI 에이전트를 얼마나 빠르게 생산현장과 연구개발에 결합하느냐가 경쟁력의 핵심 변수가 될 수 있다.

결국 아스트라가 정말 AGI인지는 시간이 지나야 판명될 문제다. 그러나 더 중요한 사실은 따로 있다. AI가 인간의 질문에 답하는 단계를 넘어 인간의 일을 실제로 수행하는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는 것이다.

올트먼이 사과한 '엉망진창' 출시 과정은 서비스 운영의 실수가 아닐 수도 있다. 너무 빠르게 업그레이드 되는 AI의 능력을 어떻게 통제하면서 사회에 배포할 것인가라는, 앞으로 모든 AI 기업이 맞닥뜨릴 새로운 고민을 보여주는 모습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규화 대기자 david@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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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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