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 신차 개발주기 단축에 타이어도 ‘속도전’

AI·디지털트윈 활용해 개발 기간 30% 줄여

QM6 1년 6개월→그랑 콜레오스 1년으로

그랑 콜레오스에 들어가는 금호타이어 크루젠 HP71. 금호타이어 제공
그랑 콜레오스에 들어가는 금호타이어 크루젠 HP71. 금호타이어 제공

“QM6 때 1년 6개월가량 걸렸던 타이어 개발 기간이 그랑 콜레오스와 필랑트에서는 약 1년으로 줄었습니다. 앞으로는 8~9개월까지 단축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완성차 업체들이 신차 개발 기간 단축에 나서면서 타이어 개발에도 ‘속도전’이 붙었다. 르노코리아가 신차 개발 기간을 약 2년으로 줄이고 신차 투입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금호타이어도 인공지능(AI)과 디지털 트윈을 활용해 신차용(OE) 타이어 개발 기간을 과거보다 약 30% 단축했다.

지난 4일 찾은 경기 용인 금호타이어 중앙연구소에서는 르노코리아 그랑 콜레오스와 필랑트에 공급되는 OE타이어의 개발 과정이 공개됐다.

금호타이어는 그랑 콜레오스의 20인치 타이어를 공급하고 있으며 올해 출시된 필랑트에도 같은 245/45 R20 103V 규격의 올 시즌 타이어를 공급한다. 같은 플랫폼을 사용하는 만큼 타이어 사양도 공용화했다. 그랑 콜레오스는 2024년 8월, 필랑트는 올해 2월 부산공장에서 양산을 시작했다.

금호타이어가 그랑 콜레오스용 타이어를 개발하면서 가장 먼저 고려한 성능은 연비였다. 금호타이어 측은 르노코리아가 요구한 회전저항 수준이 국내 완성차 업체 중에서도 상당히 까다로운 수준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개발 제품은 당시 비교 대상으로 삼은 같은 규격의 타사 제품보다 회전저항 성능이 약 16% 우수한 수준을 확보했다고 부연했다.

승차감도 핵심이었다. 양사는 공동 평가를 반복하며 미세한 노면 충격에서도 부드러운 승차감을 구현하는 데 집중했다.

이일규 금호타이어 책임연구원은 “20인치에 45시리즈 타이어여서 처음에는 핸들링에 포커스를 맞출 것으로 생각했지만 르노코리아에서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임에도 승용차 느낌이 날 정도로 승차감을 중요하게 요구했다”고 말했다.

정숙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20인치 타이어 내부에 스펀지 형태의 폼을 적용했다. 내부 공기의 움직임을 줄여 타이어에서 발생하는 공명음을 억제하기 위해서다. 차량 중량 증가에 따른 빠른 타이어 마모를 고려해 컴파운드의 마모 성능도 기존보다 30% 이상 높였다. 눈길과 젖은 노면에서도 르노코리아가 요구한 성능을 충족하도록 올 시즌 타이어로 개발했다.

개발 속도를 끌어올린 것은 AI와 디지털 트윈이다. 과거에는 개발자의 경험을 토대로 여러 종류의 실제 타이어를 제작해 시험하는 과정이 필요했지만 현재는 완성차 업체가 요구하는 성능을 수치화한 뒤 가상공간에서 패턴과 컴파운드, 구조를 먼저 조정한다. 가능성이 높은 사양만 실제 타이어로 제작해 실차 평가에 투입하는 방식이다.

김호중 금호타이어 상품개발1부문 상무는 “기존 피지컬 데이터를 기반으로 AI 기계학습을 통해 성능을 예측하고 가상 해석과 결합하고 있다”며 “현재는 실제 타이어를 만들지 않고도 실제 성능과 90~95% 수준까지 일치하는 예측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금호타이어는 차량과 타이어 모델을 결합해 가상 실차시험을 할 수 있는 시뮬레이터도 올 3분기 정상 가동할 예정이다.

경기 용인 금호타이어 중앙연구소 내 무향실에서 타이어의 소음·진동을 측정하고 있다. 임주희 기자
경기 용인 금호타이어 중앙연구소 내 무향실에서 타이어의 소음·진동을 측정하고 있다. 임주희 기자

실제 연구소 무향실에서는 노면을 모사한 장비 위에서 타이어를 회전시키며 소음과 진동을 측정하고 있었다. 외부 변수를 제거한 환경에서 타이어의 특성을 측정한 뒤 이 데이터를 가상 개발과 실제 차량 평가에 활용한다.

금호타이어는 이 같은 기술을 활용해 OE 타이어 개발 기간을 과거보다 약 30% 줄였다. QM6 당시 약 1년 6개월이 걸렸던 개발 기간은 그랑 콜레오스와 필랑트에서는 약 1년까지 단축됐다.

이 책임연구원은 “완성차 업체들이 신차 개발 기간을 단축하면서 타이어도 그 기간에 맞춰가고 있다”며 “AI를 활용한 버추얼 개발이 고도화되면 향후 개발 기간을 8~9개월 수준까지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금호타이어 용인 중앙연구소에 전시된 실란트 기술 적용 타이어. 임주희 기자
금호타이어 용인 중앙연구소에 전시된 실란트 기술 적용 타이어. 임주희 기자
용인(경기)=임주희 기자(ju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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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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