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충돌·장기금리 급등에 7만달러대로 밀려
ETF 자금 재유입에도 美 CPI가 8만달러 안착 분수령
비트코인이 중동 정세와 미국의 금리 인상 우려에 7만~8만달러대를 오가는 변동성 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음 주 미국 물가 지표가 9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향방을 가를 핵심 변수로 떠오르면서 8만달러선 안착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6일 코인게코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기준 비트코인은 1BTC당 24시간 전 대비 2.4% 오른 7만9943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주 가상자산 시장은 매파적으로 기운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기류와 중동 정세 악화가 겹치며 주 초반 약세를 보인 뒤 주 후반 반등했지만, 상승분을 일부 반납했다.
지난달 말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의 잭슨홀 발언으로 9월 금리 인상 전망이 힘을 얻은 가운데,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과 이란이 한 달 만에 직접 공격을 주고받으면서 국제유가가 뛰고 물가 우려가 재차 부각됐다.
이에 1일 일본 10년물 국채금리는 1996년 이후 처음으로 3%에 닿았고,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도 2025년 1월 이후 최고 수준인 4.8% 부근까지 치솟는 등 주요국 장기금리가 일제히 상승했다. 실질금리 부담이 커지면서 지난 1~2일에는 금과 비트코인이 나란히 약세를 보였다.
분위기는 3일 들어 반전됐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가 디스인플레이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며 향후 2주간 발표될 물가 지표가 이를 뒷받침할 경우 9월 금리 동결을 지지하겠다고 밝히면서다. 이에 9월 금리 인상 확률은 절반 아래로 떨어졌고, 비트코인은 4일 장 초반 5월 중순 이후 최고 수준인 8만2000달러대까지 반등했다.
다만 같은 날 발표된 미국의 8월 고용보고서가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돌면서 분위기는 다시 꺾였다. 비농업 고용이 예상치의 세 배에 가까운 16만2000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자 9월 금리 인상 확률은 다시 60% 부근까지 올라섰고, 비트코인도 7만9000달러대로 밀렸다.
파사이드 인베스터스에 따르면 미국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는 지난 1일 2억3650만달러의 순유출을 기록했지만 이후 자금이 다시 유입됐다. 2일 1억110만달러에 이어 3일에는 7억3080만달러가 순유입됐고, 4일에도 1억7460만달러가 들어왔다. 이달 들어 4거래일간 누적 순유입액은 7억7000만달러에 달했다.
특히 3일에는 블랙록의 아이셰어즈 비트코인 트러스트(IBIT)에만 4억5400만달러가 유입되는 등 기관 자금이 대거 들어오면서 비트코인의 반등에 힘을 보탰다.
이번 주에는 미국의 8월 물가 지표가 비트코인 방향성을 가를 핵심 변수로 꼽힌다. 오는 10일 생산자물가지수(PPI)에 이어 11일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될 예정이다. 월러 이사가 향후 2주간의 물가 흐름을 9월 금리 동결 판단의 조건으로 제시한 만큼, 15~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시장의 금리 전망이 다시 크게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특히 물가가 예상치를 웃돌 경우 9월 금리 인상 기대가 재차 높아지면서 비트코인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반대로 물가 둔화 흐름이 확인되면 이번 주 후반처럼 금리 부담이 완화되며 8만달러선 재안착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
중동 정세도 여전히 변수다. 미국과 이란의 충돌이 다시 격화돼 국제유가와 장기금리가 동반 상승할 경우 가상자산 시장의 변동성도 커질 수 있다.
강동현 코빗 연구원은 “오는 15일 예정된 미국 상원의 디지털자산 시장구조법(CLARITY Act) 절차 표결도 예정돼 있지만, 당분간은 정책 이벤트보다 물가와 금리, 유가 등 매크로 변수가 비트코인 가격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김지영 기자 jy1008@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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