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대 연구팀, GLP-1 약물과 남성 탈모 유전적 연관성 규명
GLP-1 발현 증가 유전자 변이 보유 남성형 탈모 위험 7% 높여
비만 및 당뇨 치료제로 전 세계적 인기를 끌고 있는 위고비, 오젬픽 등 GLP-1 계열 약물이 남성 탈모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5일(현지시간) 과학전문매체 사이언스알럿 등 외신에 따르면 그로스먼 미국 뉴욕대 의대 연구팀은 GLP-1 약물 사용과 남성 탈모 간 유전적 연관성을 규명하는 연구를 ‘피부과학연구저널’에 발표했다.
그동안 GLP-1 약물 투여 후 머리카락이 빠지는 등 탈모 증상을 겪었다는 호소가 이어져 왔지만 이를 뒷받침할 명확한 과학적 근거나 데이터는 부족했다.
연구팀은 실제 약물 복용 대신 유전적 연관성을 활용해 원인과 결과를 추정하는 ‘멘델리안 무작위화’라는 유전적 분석 기법을 도입해 약물 복용 효과를 추적·분석했다.
연구팀은 혈액 내에서 GLP-1 수용체(GLP1R)의 발현을 증가시키는 22가지 유전자 변이를 확인했다.
이 변이를 가진 사람들은 오젬픽이나 위고비 같은 약물이 타깃으로 하는 GLP-1 경로와 동일한 활성도를 보인다.
이후 3만1684명의 유전정보 데이터를 담은 데이터베이스와 20만5327명의 유전정보 데이터를 담은 데이터베이스 등을 교차 분석해 이런 유전자 변이가 안드로겐성 탈모(남성형 탈모)를 가진 남성들에게 더 흔하게 나타나는지 조사했다.
혈압, 테스토스테론, 체지방 분포 등 탈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른 요인들을 통계적으로 보정했다.
그 결과, 이미 유전적으로 남성형 탈모 위험을 안고 있는 남성의 경우, GLP-1 수용체 발현을 높이는 유전적 변이를 가질 때 탈모 위험이 7%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이끈 린 페투코바 뉴욕대 교수는 “GLP-1 계열 약물 사용과 남성형 탈모 위험 증가 사이의 유전적 연관성을 처음으로 제시한 연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결과가 직접적인 약물 복용 부작용을 측정한 것이 아니라 GLP-1R 경로의 관여 가능성을 보여주는 유전적 증거인 만큼 향후 임상적 연관성에 대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여성에서도 유사한 연관성이 나타날 수 있다고 봤지만 여성 탈모 관련 데이터 부족으로 이번 연구는 남성에 국한해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올 초 발표된 다른 연구에서도 GLP-1 약물이 기존 당뇨병 치료제 대비 모발 손상 위험을 높인다는 결과가 나온 바 있다.
약물이 모낭에 직접 작용하는지, 아니면 신체 대사의 다른 부작용을 통해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선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페투코바 교수는 “향후 추가 실험을 통해 이번 결과가 재확인된다면, GLP-1 처방 전에 탈모 위험을 미리 선별·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며 “미녹시딜 등과 같은 탈모 예방 치료제를 병용 처방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준기 기자(bongchu@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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