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350원대...14개월 만에 최저

환전 부담 덜은 개미 미장 투자 줄이어

[디지털타임스]
[디지털타임스]

원·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미국 증시로 눈을 돌리는 개인투자자자들이 늘고 있다. 국내 증시가 지루한 박스권에 갇힌 가운데 환율 하락으로 환전에 대한 부담이 줄며 해외주식 투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6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 집계 결과에 따르면 최근 두 달 새 개인들을 미국 주식을 68억4105만달러어치(약 9조3032억원) 순매수했다. 이 기간 매수 규모는 올해 상반기 전체 순매수액 98억6780만달러(약 13조3866억원)의 69.3%에 달한다.

일명 서학개미로 불리는 해외 증시 투자자들은 지난 4월과 5월 양도세 감면 혜택 등으로 미국 주식을 팔고 국내 증시로 돌아왔으나, 6월 들어 다시 순매수(6억3296만달러)로 전환했다. 7월 46억4241만달러(약 6조3167억원)를 순매수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19억6234만달러어치(약 2조6696억원) 사들였다. 이달 2일까지도 2억3630만달러(약 3215억원)를 순매수하고 있다.

국내 증시가 뚜렷한 방향성을 찾지 못한 채 박스권에 머물면서 투자자들의 이탈이 이어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코스피는 6월 22일 종가 기준 9114.55로 역사적 고점을 찍은 뒤 조정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코스피는 7월에만 22.19% 급락한 데 이어 지난달에도 7000선을 넘지 못하면서 박스권에 갇힌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 기간 개인투자자들의 순매수 규모도 확연히 줄었다. 6월 코스피에서만 42조원을 순매수했던 개인은 7월 들어 5조3710억원으로 매수 규모를 줄였고, 지난달에는 3조2353억원을 순매수하는데 그쳤다.

국내 증시가 부진한 가운데 환율이 하락하며 자금의 미국행을 부추기고 있다. 지난 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9.4원 내린 1359.3원으로 거래를 마무리했다. 주간 거래 종가 기준 지난해 7월 2일(1358.7원) 이후 14개월여 만의 최저치다.

원·달러 환율은 코스피가 고점을 기록한 6월 22일(1538.5원) 당시와 비교하면 11.65% 하락했다. 반도체·조선 등 수출기업의 달러 매도 물량이 이어지는 가운데 SK하이닉스 미국주식 예탁증서(ADR) 상장에 따른 환전 수요 등이 달러 공급을 늘렸다.

불과 두 달여 만에 환율이 1300원 중후반대로 내려오며 해외투자에 대한 환율 부담이 크게 줄었다.

시장은 당분간 환율이 급격하게 추락하기보다 1300원대 중후반에서 하방 지지력을 확보하며 박스권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정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기업의 적극적인 원화 환전이 이어지는 국면”이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대규모 주주환원과 국내 투자자 이뤄지는 과정에서 추가로 환전 수요가 생길 가능성을 고려하면 원·달러 환율이 올해 1350원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낮아진 환전 부담과 국내 증시에 대한 피로감이 향후에도 국장에서 미장으로 자금을 이동시키는 촉매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주가를 중심으로 한 국내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로 피로감을 느낀 국내 투자자들이 미국 주식으로 이동하고 있는 상황에서 환율 하락이 이러한 분위기를 더욱 부추길 수 있다”면서 “환전 부담 경감이 서학개미 투자를 확대시키는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미정 기자(mjk@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김미정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