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2만명 신용점수 회복…11만명 대출·3만8000명 카드 이용 가능해져
“재기의 기회” 내세웠지만…성실 상환자와의 형평성·도덕적 해이 우려도
이재명 대통령이 정부의 신용회복 지원 정책을 두고 “한 번의 어려움에 주저앉지 않고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재기의 길을 넓혀가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5일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292만8000명의 신용점수가 올랐고, 11만6000명은 은행 대출을, 3만8000명은 신용카드를 새롭게 이용할 수 있게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조치를 “어려운 형편에서도 묵묵히 빚을 갚아오신 분들이 다시 일하고 장사를 시작하고 일상을 이어갈 수 있도록 마련한 ‘성실상환자 신용회복 지원’이 만들어낸 변화”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살다 보면 질병이나 사고처럼 예상치 못한 어려움으로 빚을 제때 갚지 못할 수도 있지만 한 번의 연체가 평생의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어 “성실히 땀 흘려 노력하면 누구에게나 다시 희망이 생기는 사회를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이번 신용회복 지원은 일정 요건을 충족한 연체자가 빚을 전액 상환하면 연체 이력의 금융권 공유·활용을 제한해 정상적인 금융거래 복귀를 돕는 방식이다. 실제 292만8000명이 신용회복 지원을 받았고 개인의 신용평점은 평균 29점가량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정책의 취지는 코로나19와 고금리 등으로 일시적인 어려움을 겪은 차주의 재기를 돕는 데 있다. 이미 빚을 모두 갚은 사람에게 과거 연체 기록 때문에 금융거래가 계속 제한되는 불이익을 줄여 경제활동 복귀를 지원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정책이 반복될 경우 금융시장의 신용질서와 상환 책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별도의 문제다. 특히 정부가 연체자의 신용 불이익을 줄여주는 조치를 반복적으로 내놓으면 “어려움이 생겨도 결국 정부가 재기의 길을 열어줄 것”이라는 기대가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는 성실하게 제때 빚을 갚아온 사람과의 형평성 문제로도 이어질 수 있다.
금융위원회도 채무조정 과정에서 도덕적 해이와 성실상환자와의 형평성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상환능력을 꼼꼼히 심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정부 지원이 실제로 일시적 위기에 빠진 사람들의 재기를 돕는 수준을 넘어, 반복적인 연체와 채무 부담에 대한 사실상의 안전망으로 인식될 경우에는 시장의 신용평가 기능과 개인의 상환 유인이 약화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결국 핵심은 “한 번의 실패를 재기의 기회로 바꿔주는 것”과 “빚을 제때 갚지 않아도 된다는 신호를 주는 것” 사이의 경계다.
이 대통령이 강조한 ‘재기의 길’이 자본주의 금융질서 안에서 지속 가능한 정책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지원 대상과 조건을 엄격하게 관리하면서 성실상환자와의 형평성, 도덕적 해이 논란까지 함께 따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윤정 기자(kking152@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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