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임상 승인 청탁 의혹 커지는데…민주당 “정치 공세”라며 한동훈 역공
김민석부터 당 대변인까지 총출동…“김승원 해명”보다 “한동훈 녹취 출처” 정조준
더불어민주당이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을 해명하기보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을 공격하는 데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과 관련한 녹취가 추가로 공개되며 논란이 커지자, 민주당 지도부와 의원들이 잇따라 한 의원의 과거 행적과 녹취 입수 경위를 문제 삼으며 사실상 ‘김승원 일병 구하기’에 나선 모양새다.
한 의원은 지난 4일 김 후보자와 사건 브로커 양모씨의 추가 통화 녹취를 공개했다. 녹취에는 임상시험 승인과 관련해 양씨가 진행 상황을 알아봐 달라는 취지로 요청하고, 김 후보자가 관련 자료를 보내달라고 답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양씨가 승인 이후 자금화와 선거자금 등을 언급하는 대목도 공개됐다.
민주당은 이에 대한 구체적인 사실관계 설명보다 녹취를 공개한 한 의원을 정조준했다.
김성회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국민의힘과 한 의원의 공세를 두고 “청문회 시작 전부터 결론을 정해놓고 몰아가는 것은 검증이 아니라 정치 공세”라고 주장했다. 김 후보자에 대한 검찰 수사가 장기간 진행됐지만 기소되지 않았다는 점도 강조했다.
민주당은 한 의원의 폭로 방식 자체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김동아 의원은 출처가 불분명한 녹취록 공개와 수사 비밀 누설 가능성을 거론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전용기 최고위원도 “김 후보자와 양씨의 통화 녹취는 도대체 어떻게 입수한 것인가”라며 한 의원에게 녹취 입수 경위를 밝히라고 요구했다.
논란의 핵심이 김 후보자의 통화 내용에서 녹취를 공개한 사람으로 옮겨가는 모습이다.
한 의원이 공개한 녹취에는 김 후보자가 임상시험 승인과 관련해 식약처 진행 상황을 확인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관련 자료를 보내달라고 답하는 내용이 담겼다. 김 후보자는 이를 ‘공익적 고충민원 전달’이라고 해명하고 있으며, 금품이나 접대를 받은 사실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검찰의 기소유예 처분에 대해서도 사실관계와 법률적 전제가 잘못됐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한 상태다.
그러나 한 의원이 공개한 추가 녹취로 의혹의 내용이 더욱 구체화되면서 야권의 공세는 거세지고 있다. 특히 녹취에 ‘수천억’이나 선거자금과 관련된 언급이 등장하면서 민주당이 단순히 “정치 공세”라고만 치부하기에는 청문회에서 따져봐야 할 쟁점이 적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 역시 한 의원을 향해 “청문회에 관심 갖기보다 자기 청문을 하셔야 할 시간”이라고 맞받았다. 민주당 조계원 대변인은 한 의원의 김 후보자 관련 의혹 제기에 대해 김건희씨와의 관계부터 소명하라고 역공을 폈다.
결국 민주당의 대응은 ‘김승원 후보자가 왜 그런 통화를 했는가’라는 질문보다 ‘한동훈 의원은 그 녹취를 어디서 구했는가’, ‘한 의원은 과거에 어떤 의혹이 있었는가’라는 문제를 전면에 세우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김 후보자는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서 검찰과 형사사법 체계를 이끌 적격성을 검증받아야 하는 자리다. 더욱이 이번 논란은 단순한 정치적 공방을 넘어 과거 검찰 수사와 기소유예 처분, 임상시험 승인 과정, 브로커와의 통화 내용 등이 얽혀 있다.
그런데 의혹이 커질수록 민주당이 내놓는 답은 “정치 공세”와 “녹취 출처를 밝히라”는 반격에 치우치고 있다는 것이다.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민주당이 김 후보자에 대한 의혹을 얼마나 구체적으로 해명할 수 있을지가 핵심이다.
오는 15일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야권의 공세가 거세지는 가운데 민주당의 ‘김승원 일병 구하기’가 실제 청문 정국에서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 주목된다.
임성원 기자(sone@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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