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인사라인이 있어? 인사라인이 김현지잖아.”
더불어민주당 상근부대변인 출신 서용주 맥정치사회연구소장이 마이크가 켜진 사실을 모른 채 내뱉은 이 한마디가 청와대 인사 논란에 다시 불을 붙였다.
4일 JTBC 유튜브 ‘장르만 여의도’ 사전 준비방송에서 서 소장은 정무라인 개편 이야기를 하던 중 다른 출연자가 인사라인을 언급하자 “인사라인이 있어? 인사라인이 김현지잖아”라고 말했다.
문제는 이 발언이 단순한 정치적 논평이 아니라 방송 전 편하게 나누던 대화에서 무심코 나온 말이었다는 점이다. 발언 직후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이 “지금 나가고 있어”라고 알리자 서 소장은 당황했고, 다른 출연자들 역시 “좀 정신 차려요”, “이 방송 없어져요”라며 급히 상황을 수습했다.
그런데도 서 소장은 이후 “사실 우리 인사수석이 있어요? 없잖아요”라고 설명하며 말을 돌렸다. 하지만 이 역시 사실과 달랐다.
JTBC 측은 뒤늦게 “대통령비서실에 ‘조성주 인사수석’이 주요 인사를 담당하고 있었다”며 잘못된 정보를 전달한 점을 사과했다. 인사수석이 존재하는데도 방송에서 ‘없다’고 말한 셈이다.
더 심각한 대목은 서 소장의 해명이다. 논란이 커지자 그는 “가볍게 농담으로 한 말”이라며 “사실관계를 확인하거나 주장하려는 취지의 발언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농담’이라는 해명만으로 논란이 사라지기는 어렵다. 왜 하필 인사라인을 묻는 질문에 ‘김현지’라는 실명이 즉각 나왔는지, 또 왜 다른 출연자들이 방송 송출 사실을 알고 당황하며 급히 수습하려 했는지에 대한 의문은 그대로 남기 때문이다.
특히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을 둘러싸고 그동안 야권에서 제기해온 ‘인사 실세’ 의혹과 맞물리면서 파장은 더욱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번 발언을 근거로 김 실장이 장관 후보자 인사 과정에 얼마나 관여했는지 공개적으로 밝히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 미디어위원회는 이날 논평에서 서 소장의 발언을 두고 “심각한 국정농단 정황”이라고 주장하며 청와대에 김 실장의 인사회의 참석 여부와 장관 후보자들에게 직접 연락했는지 등을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 추천 과정에서 김 실장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도 따져야 한다고 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도 SNS를 통해 김 실장이 ‘인사 비선 실세’로 거론돼 온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취지로 비판하며 국정감사 출석 필요성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태의 핵심은 단순한 방송 실수가 아니라는 점이다.
공식적인 대통령실 인사라인이 따로 존재하는 상황에서 여권 관계자의 입에서 “인사라인은 김현지”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왔다는 것 자체가 국민적 의문을 키우고 있다.
더구나 해당 발언 뒤에는 “농담이었다”는 해명이 나왔고, 방송 측은 인사수석 존재 여부조차 잘못 전달했다며 사과했다. 그렇다면 이제 필요한 것은 말꼬리 잡기식 공방이 아니라 김현지 실장이 실제 인사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에 대한 투명한 설명이다.
청와대가 떳떳하다면 간단한 문제다. 김 실장이 인사 관련 회의에 참석했는지, 장관 후보자 추천·검증 과정에 관여했는지, 후보자들과 직접 접촉했는지 명확히 밝히면 된다는 게 야당 측 입장이다.
‘농담’이라는 한마디로 넘기기에는, 마이크가 켜진 순간 여권 내부에서 나온 발언이 너무 구체적이라는 게 세간의 평이다.
한기호 기자(hkh89@dt.co.kr)실시간 주요뉴스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1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