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사진=연합뉴스)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사진=연합뉴스)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이끌 핵심 장관 후보자들에게 잇따라 부동산 관련 의혹이 제기되면서 자격 논란이 커지고 있다. 부동산 세제를 총괄할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는 장기간 비거주한 과천 아파트를 보유한 사실이,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인 홍지선 후보자는 거액의 대출과 가족 차용금을 동원한 이른바 ‘영끌 매수’ 의혹이 도마에 올랐다.

국민의힘은 두 후보자의 부동산 행태가 실거주를 강조하고 ‘빚 내서 집 사지 말라’고 해온 이재명 정부의 정책 기조와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비판했다.

홍지선 국토부장관 후보자(사진=연합뉴스)
홍지선 국토부장관 후보자(사진=연합뉴스)

홍 후보자는 지난해 5월 서울 구로구 신도림의 전용 84㎡ 아파트를 배우자와 공동명의로 10억500만원에 매입했다. 주택담보대출 3억6700만원과 장모에게 빌린 1억7000만원을 활용하면서 전체 매매대금의 53.4%를 대출·차용금으로 충당했다.

특히 장모에게 빌린 돈은 중도금 2억원 납부를 하루 앞두고 마련된 것으로 나타났다. 차용 당시 연 4.6% 이자를 지급하고 1년간 원금 상환을 유예하기로 했다가 이후 원금 상환 기간을 3년으로 연장했다.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실은 현재 해당 아파트 시세가 약 14억1000만원이라며 홍 후보자 부부가 매입 이후 1년여 만에 약 4억원의 시세 차익을 얻었다고 주장했다. 실제 시세와 차익 규모는 향후 청문회에서 구체적으로 확인될 필요가 있지만,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책임질 후보자가 거액의 대출과 가족 차용금을 동원해 주택을 매입했다는 점은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형일 후보자 역시 과천 아파트를 둘러싼 ‘갭투자’ 의혹이 제기됐다.

이 후보자는 2009년 경기 과천 주공9단지 전용 54㎡ 아파트를 매입했지만, 인사청문 자료상 실제 해당 주택에 거주한 기간은 두 차례를 합쳐 약 4개월에 그쳤다.

2012년 11월부터 2013년 1월까지, 2018년 12월부터 2019년 2월까지 전입한 것이 전부다. 두 기간 모두 기존 전세 계약이 끝난 뒤 다음 세입자가 들어오기 전 공백기에 전입신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를 매입한 직후에는 과천의 다른 연립주택에 거주했고 이후에도 과천의 다른 아파트와 서울 상도동 등에서 전세로 생활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 안상훈 의원실은 이를 두고 사실상 장기간 비거주 상태로 주택을 보유한 것이라며 ‘재건축을 바라본 갭투자’ 의혹을 제기했다.

더욱이 이 후보자가 보유한 과천 아파트는 현재 재건축이 진행 중이며, 준공 후 평당 분양가가 최고 8500만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안 의원은 이 후보자의 짧은 실거주 기간을 지적하며 당시 실제 이사가 이뤄졌는지까지 따져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자는 과천 아파트와 관련해 “현재 재건축이 진행돼 멸실 중”이라고 해명했지만, 해당 재건축 이주는 지난해부터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과거 장기간 비거주 문제에 대한 설명으로 충분하냐는 지적이 나온다.

결국 논란의 핵심은 단순한 주택 보유 여부가 아니다. 부동산 세제와 주택 정책을 직접 설계하고 집행할 후보자들이 정작 본인의 부동산 거래에서는 정부가 강조해온 ‘실거주’와 ‘과도한 대출 자제’ 원칙을 얼마나 지켰느냐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두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자금 조달 과정과 실거주 여부, 가족 간 차용의 실질적인 성격 등을 집중적으로 검증하겠다는 입장이다.

여야는 이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를 15일, 홍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를 16일 각각 열 예정이다.

한기호 기자(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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