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DX노조(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 DX노조(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 가전 등 완제품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 직원 중심의 노동조합이 노사 임금협상이 타결된 지 수개월 만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자택 앞 장기 집회를 예고했다.

삼성전자 노동조합 동행(동행노조)은 오는 18일 발대식을 시작으로 서울 용산구 이 회장 자택 인근에서 집회와 1인 시위를 이어갈 계획이다.

동행노조 관계자는 집회에 대해 “종료 기한을 정해놓지 않고 장기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며 집회가 어려운 날에는 1인 시위를 하겠다고 밝혔다.

노조가 문제 삼는 것은 지난 5월 타결된 삼성전자 노사 임금협상 과정에서 DX 부문이 상대적으로 불리한 대우를 받았다는 점이다.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과의 보상 격차가 지나치다는 주장이다.

동행노조는 DX 부문 직원 1인당 자사주 1천주 지급과 전사 성과를 기반으로 한 공통 재원 마련·배분, 기본급 인상률의 전사 동일 적용 등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정부 중재를 거쳐 임금협상이 타결돼 노사 간 합의가 이뤄진 상황에서 추가 집단행동에 나서는 것을 두고 비판도 나온다. 여기에 동행노조가 제기한 ‘잠정합의안 효력정지’와 ‘임금·단체교섭 중지’ 가처분 두 건 모두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은 와중에 이 같은 실력행사는 무리 아니냐는 목소리도 있다.

특히 1인당 자사주 1000주 지급 요구는 회사의 실적과 재무 상황을 고려할 때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DX 부문은 현재 수익성 악화 등 경영 부담을 안고 있어, 대규모 주식 보상을 요구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것이다.

동행노조는 앞서 지난달 21일 서울 강남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인근에서도 집회를 열고 DX 부문의 실적 악화를 경영진의 경영 실패로 규정하며 경영진과의 소통을 요구했다.

하지만 회사의 경영성과에 따라 사업부문별 보상 수준에 차이가 발생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측면이 있다는 반론도 있다. 수익성이 높은 사업부와 상대적으로 실적이 부진한 사업부의 성과 보상을 일률적으로 맞추는 것이 오히려 성과보상 원칙에 어긋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재계에서는 노조가 이미 타결된 임금협상 결과에 만족하지 않고 별도의 보상 확대를 요구하며 최고경영진의 자택 앞에서 장기 집회를 벌이는 것은 노사 신뢰와 협상 원칙 측면에서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교섭도, 투표도, 법원 판단도 모두 끝난 사안을 회장 자택 앞으로 들고 가는 것은 명분도 실효성도 없는 선택”이라며 “지금 동행노조가 해야 할 최선의 선택은 전열을 빠르게 정비해 적자 위기에 놓인 DX부문의 경영 상황을 극복하는 데 힘을 보태는 것”이라고 말했음

결국 이번 집회의 핵심은 노사 합의 이후에도 추가 보상을 요구할 수 있느냐, 그리고 경영실적이 다른 사업부문 간 보상 격차를 어디까지 좁혀야 하느냐​로 압축된다.

삼성전자가 실적과 재무 여건을 감안해 노조의 요구에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양호연 기자(hy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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