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기(사진=연합뉴스)
이승기(사진=연합뉴스)

가수 겸 배우 이승기가 전 소속사 후크엔터테인먼트(현 초록뱀미디어)를 상대로 낸 음원 수익 정산 소송에서 사실상 승소했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0부(김민철 부장판사)는 지난달 28일 이승기가 후크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제기한 정산금 등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이승기가 청구한 약 8억3천만원 가운데 약 6억9천만원을 인정했다.

이승기는 2022년 12월 후크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을 종료한 뒤에도 소속사가 자신의 음원·음반 수익을 얻고 있다며 정산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쟁점은 전속계약 종료 이후 발생한 매출을 정산할 의무가 있는지였다.

후크엔터테인먼트는 계약 종료 후 수익에 대해서는 별도 합의가 있어야 정산 의무가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전속계약에도 ‘계약종료 이후 매출이 발생하는 경우 별도의 합의를 통해 정산한다’는 조항이 있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계약에 ‘정산할 수 있다’가 아니라 ‘정산한다’는 확정적 표현이 사용된 만큼 매출이 발생하면 정산이 이뤄져야 한다고 판단했다.

특히 별도 합의가 있어야 한다고 해석하면 소속사가 계약을 조기에 종료한 뒤 정산 합의를 거부해 연예인의 활동으로 발생한 수익을 전부 가져가는 결과가 될 수 있다며 “신의칙 및 형평의 원칙에 현저히 반한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전속계약이 해지된 원인 역시 후크엔터테인먼트에 있다고 판단했다.

소속사가 약 20년 동안 이승기에게 음원·음반 수익을 정산하지 않았고, 이승기가 지속적으로 요구했음에도 관련 정산자료를 제공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정산 비율은 이승기 측이 요구한 수준보다 낮게 인정됐다. 재판부는 업계 관행 등을 고려해 전속계약 종료 시점인 2024년 8월까지는 매출액의 60%, 이후에는 40%를 이승기에게 지급하도록 판단했다.

앞서 이승기는 데뷔 이후 음원 사용료를 한 푼도 정산받지 못했다고 주장하며 2022년 11월 후크엔터테인먼트에 내용증명을 보냈다.

후크엔터테인먼트는 이후 자체 계산한 정산금 약 54억원을 지급한 뒤 채무가 더 이상 없다는 점을 확인해 달라며 소송을 냈고, 이승기 측도 반소를 제기했다.

지난해 4월 1심에서는 후크엔터테인먼트가 이승기에게 광고 수수료 약 5억8천만원을 추가로 지급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양측이 항소하지 않아 해당 판결은 확정됐다.

이번 판결로 이승기는 후크엔터테인먼트와의 정산 관련 분쟁에서 다시 한번 법원의 판단을 받아들이게 됐다.

한기호 기자(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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