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엘 오르테가 니카라과 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
다니엘 오르테가 니카라과 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

니카라과 의회가 야당의 선거 참여를 제한하고 대통령의 임기를 연장하는 것을 골자로 한 헌법 개정안을 승인했습니다. 이에 따라 2006년 대선 승리 이후 장기 집권을 이어온 다니엘 오르테가(81·사진) 대통령이 사실상 종신 독재 수순에 들어갔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국제사회는 이번 개헌에 반발하고 있습니다.

2일(현지시간) 현지매체 라프렌사 등에 따르면 전날 구스타보 포라스 국회의장은 레온 대성당 앞 야외 광장에 마련된 특설 회의장에서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개헌안이 "만장일치로 통과됐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개헌안은 2027년 초 시작되는 다음 입법 회기에서 최종 비준 절차를 거칠 예정입니다. 개헌안은 대통령의 임기를 기존 6년에서 7년으로 연장하고, 쿠데타 기획이나 실행에 관여한 야당 인사의 공직 출마를 금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로써 오르테가 대통령의 권력 기반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오르테가 대통령은 중산층 사업가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열다섯 살 때부터 반정부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1961년부터 산디니스타해방전선(FSLN)을 이끌고 악명 높은 친미독재 소모사 정권과 무장투쟁을 벌였고, 마침내 1979년 소모사 일가의 42년 독재를 무너뜨리는 기적을 일궜습니다. 그리고 1985년 대통령에 올랐지요. 그랬던 그가 독재자로 비판받고 있습니다.

그는 1985~1990년 대통령을 지낸 뒤, 16년 만인 2006년 대선에서 당선돼 현재까지 장기 집권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오르테가 정권은 지난해 개헌을 통해 부인 무리요를 공식 공동 대통령으로 지정하며 권력 승계 구도를 구축한 데 이어 이번 개헌안까지 통과시키면서 종신 독재 및 가문 세습 체제를 사실상 완비했습니다. 이로써 니카라과의 민주주의는 껍데기만 남게 됐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번 개헌안 통과에 대해 국제사회는 강력 비판했습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2일 성명을 통해 "오르테가 부부에게 포획된 니카라과 국회는 헌법을 고쳐 (이들의) 불법적인 세습 왕정을 공고히 하고, 국민에게서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 기회를 영구히 박탈함으로써 '니카라과 민주주의'라는 허상마저 무너뜨렸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미국은 국제사회 파트너들에게 이 잔혹한 독재 정권과의 통상적인 거래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유럽연합(EU) 역시 니카라과 정부의 '체계적인 탄압'을 강하게 규탄하며 자유로운 선거 실시를 촉구했습니다. 미주 지역의 대표적인 국제기구인 미주기구(OAS)는 니카라과에 대한 제재를 논의하기 위한 긴급회의를 개최키로 하는 등 니카라과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박 수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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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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