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은 연준·ECB·일본은행 금리인상에 무게
글로벌 채권금리가 동시다발적으로 크게 오른 가운데 이달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금리인상 여부에 금융시장 안팎의 관심이 쏠린다. 시장에선 미국, 유럽, 일본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이달에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를 싣고 있다.
◇ 연준 9월 금리인상 나서나
2일(현지시간)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오는 15~16일(이하 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상할 가능성을 시장에서는 70% 정도 확률로 보고 있다. 금리 인상은 4일 나오는 고용보고서와 11일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남아 있는 변수다. 현재 연방기금금리는 3.50~3.75%로, 0.25%p 인상 시 3.75~4.00%가 된다.
연준이 금리를 올릴 것으로 보는 주요 배경은 여전히 높은 물가다. 마이클 바 연준 이사는 1일 연설에서 인플레이션이 거의 5년 반 동안 연준의 목표치인 2%를 웃도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며 "더 광범위한 물가상승 압력이 자리잡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충분히 완화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면 우리는 단호하게 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도 지난달 28일 잭슨홀 연설에서 "물가 안정은 저절로 달성되지 않으며, 인플레이션이 반드시 평균으로 되돌아가는 것도 아니다. 안정된 물가를 달성하는 것은 연준의 일"이라고 밝혔다.
이 발언은 향후 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여 글로벌 채권 시장에서 매도세를 부추겼다. 향후 기준금리가 오를 것으로 예상되면서 장기 채권이 주는 이익이 덜하다고 판단, 기존 보유했던 국채 투자 매력이 떨어져 매도세가 커진 것이다.
하지만 동결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워시 의장은 잭슨홀 발언과 관련해 "'포워드 가이던스'로 받아들여져서는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이는 물가지표가 예상보다 완화되거나 고용이 약해질 경우 9월 금리인상을 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데이터 의존적인 연준 입장에서는 4일 나오는 비농업분야 고용지표와 11일의 물가지표가 정책의 주요 판단 기준이 될 수밖에 없다.
◇ ECB 금리인상 가능성… 일본도 인상 압박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 6월 정책금리를 0.25%p씩 인상했다. ECB의 금리인상은 2023년 9월 이후 2년 9개월 만이었다. 이후 ECB는 지난 7월 회의에선 정책금리를 동결했다. 현재 예금금리는 2.25%, 기준금리(주요재융자금리)는 2.40%, 한계대출금리는 2.65%다.
ECB의 경우 연준에 비해 9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더 크다. 시장 스와프 거래는 1일 기준 인상 확률을 96.6%로 반영했다. ECB의 금리인상을 거의 기정사실로 보는 셈이다. 근거는 역시 높은 물가다. 8월 유로존 물가상승률은 3.3%로, 7월(2.9%)에 비해 크게 뛰었다.
ECB는 올해 물가상승이 거의 전적으로 에너지 비용에서 비롯됐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물가 충격은 일시적일 수도 있지만, ECB는 이것이 기업의 비용 전가, 임금 인상 요구 및 서비스 가격 상승, 중기 인플레이션 고착으로 이어지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일본은행(BOJ)이 오는 17~18일 기준금리를 연 1.0%에서 1.25% 안팎으로 인상할 확률도 매우 높게 보고 있다. 싱크탱크 도단리서치는 금리인상 확률을 지난달 10일 67%, 지난달 26일 87%에서 1일에는 94%로 예상했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금리인상과 관련해 "다음 금융정책결정회의를 포함해 매번 회의에서 제대로 논의하겠다"며 즉답을 피하면서도 "지금까지 금리인상의 영향을 주시하고 물가상승 리스크도 고려하면서 정책 운영을 하겠다"고 말했다.
일본은 미국으로부터도 금리인상 압박을 받고 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G20 재무장관회의에서 우에다 총재를 만난 자리에서 "엔화 가치가 저평가돼 있다"면서 이에 대한 일본의 단호한 조치를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일본은행은 지난해 12월 11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0.75% 정도'로 0.25%p 인상한 뒤 올해 6월 '1% 정도'로 추가로 올렸다.
국채금리는 재정 적자 확대, 빅테크들의 인공지능(AI) 투자 관련 대규모 채권 발행, 인플레이션 우려 등의 영향으로 전 세계적으로 오르고 있다.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시중의 자금 조달 비용이 높아지면서 전반적인 금리 수준이 상승하게 된다.
김미정 기자 mj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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