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중 업무 논의 없어… "행정처 보고 받은 뒤 ‘재제청’ 공식 입장 낼 것"

새 추천위 꾸릴지 기존 3명 중 재제청할지 고심… 국회는 김성수 청문회 채비

조희대 대법원장이 3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조희대 대법원장이 3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조희대 대법원장이 부친상을 마치고 4일 만에 대법원으로 출근했다. 청와대 대법관 후보 재제청 요구 사태와 관련해서는 법원행정처의 검토 경과를 보고받은 뒤 공식 입장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조 대법원장은 3일 오전 9시11분쯤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과 만나 "부친상에 위로를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가족들이 조촐히 치르려 했는데 갑자기 요란스럽게 돼 국민께 송구한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청와대의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 요구와 관련한 후속 조치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조 대법원장은 "그동안 업무 관계로 전혀 논의한 바가 없어서 들어가서 다시 한번 이야기해 보고 말씀드리겠다"고 답했다.

새 대법관 후보추천위원회를 처음부터 다시 꾸릴 계획인지 묻는 질문이나, 공식 입장 발표 시기에 대해서도 "경과를 들어보고 공식적으로 말씀드리겠다"며 즉답을 미뤘다. 야권에서 제기한 김성수 대법관 후보자의 '전전세' 의혹을 묻는 말에는 침묵했다. 앞서 조 대법원장은 지난달 30일 부친상을 당한 뒤 전날까지 휴가를 내고 출근하지 않았다.

청와대는 지난달 28일 조 대법원장이 서면 제청한 손봉기 대법관 후보자에 대해 국회 임명동의안 전송 거부 의사를 밝히며 사실상 '재제청'을 요구했다. 당일 퇴근길에 조 대법원장은 "자세한 내용은 검토 중이며 다음 주쯤 정리해 알리겠다"고 했으나, 갑작스러운 상을 당하며 후속 논의가 멈춘 상태였다.

대법원 법원행정처는 청와대의 제청 거부 직후부터 대응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노태악 전 대법관의 후임 인선을 위해 새 추천위를 구성할지, 기존에 추천된 김민기·박순영 서울고법 고법판사와 윤성식 서울고법 부장판사 등 3명 중에서 재제청할지가 핵심 쟁점이다.

헌법 제104조 2항은 대법관을 대법원장이 제청하고 국회 동의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규정하지만, 제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을 때의 후속 절차는 따로 규정하지 않는다. 법원조직법은 추천위를 후보자 제청 때마다 구성하고 추천 뒤 해산한 것으로 보도록 해, 이번 재제청을 새로운 제청으로 볼지가 절차 판단의 갈림길이다.

현행 헌법 체제에서 대통령이 대법원장의 제청을 거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3월 3일 노 전 대법관 퇴임 이후 대법관 한 자리는 6개월째 공석이다. 새 추천위를 꾸리면 국민 천거부터 국회 동의까지 절차를 다시 거쳐야 해 공석이 더 길어질 수 있다.

한편 오는 7일 퇴임을 앞둔 이흥구 대법관의 후임으로 제청된 김성수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은 지난달 31일 국회에 접수됐다. 국회는 조만간 인사청문특별위원회를 구성해 검증 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다.

김윤정 기자 kking15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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