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폭력을 피해 피신한 아내를 이혼 소장에 적힌 주소로 추적해 찾아가 어린 자녀 앞에서 잔혹하게 살해한 현직 공무원이 3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았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수원지법 성남지원은 이날 오전 11시 살인 및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 A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했다.
A씨는 이날 오전 9시 55분쯤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분당경찰서를 나서 법원 호송차에 탑승했다. 그는 “왜 살해했느냐”, “딸이 보고 있었는데 아무 생각 없었느냐”, “유족에게 할 말은 없느냐”는 취재진의 쏟아지는 질문에 고개를 숙인 채 끝내 입을 열지 않았다.
현직 공무원인 A씨는 지난 1일 오전 7시 17분쯤 경기 광주시의 한 다세대주택 계단에서 별거 중이던 30대 아내 B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현장에는 어린 자녀가 함께 있어 범행 장면을 그대로 목격했다. 다섯 살 딸도 손가락을 다쳐 치료받았다. 경찰은 A씨에게 아동학대 혐의도 함께 적용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아내를 상습 폭행해오다 지난 6월 검찰에 송치된 전력이 있었으며, 아내가 제기한 이혼 소송에서 자신에게 불리한 판결이 나올 것을 우려해 앙심을 품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아내가 보낸 이혼 소장에 적힌 새로운 거처 주소를 확인한 뒤 현장을 찾아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현행 소송 절차에서는 상대방에게 전달되는 서류에서 주소를 가리려면 당사자가 별도로 비공개 신청을 해야 한다. 가정폭력이나 스토킹 피해자가 이 절차를 알지 못하면 피신처가 그대로 노출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은 범행 4시간 20여 분 만에 A씨를 긴급체포하고 전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씨의 구속 여부는 이르면 이날 오후 늦게 결정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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