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연합뉴스]
검찰 [연합뉴스]

오는 10월 검찰청 폐지를 앞두고 허리급 검사들이 줄줄이 이탈하고 있다. 검찰 내에선 형사소송법 개정으로 수사권을 내려 놓은 일선 검사들의 사기가 땅에 떨어졌고, 인력 부족에 따른 업무 과중 등도 어깨를 짓누르고 있다는 지적이다.

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승주(사법연수원 41기)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 부부장검사가 지난달 24일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로스쿨 학생들에게 ‘이것이 법이다’라고 가르치기도 민망한 문건이 한 나라의 기본법 중 하나로 입법되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무겁다”는 사직의 글을 올렸다.

그는 “사필귀정이라 했듯 선한 의지를 가진 사람들이 내외로 뜻을 모으고 최선을 다하면 올바른 길로 가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형사법 전공 조교수로 임용된 이 검사는 지난해 김건희 여사 관련 각종 의혹을 수사한 민중기 특별검사팀에서 파견 근무했고 법무부 검찰과, 서울중앙지검 등을 거쳤다.

박향철(36기)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장검사도 사직 글에서 “검사 일은 수사를 통해 실체 진실을 밝히는 것이고 그렇기에 수사는 ‘권한’이 아니라 ‘책임’이자 ‘의무’라고 생각했다”며 “그 무거웠던 책임과 의무를 내려놓게 됐는데 마냥 홀가분하지는 않아 여러모로 마음이 무겁다”고 했다.

앞서 ‘대장동 항소 포기’ 사태 경위를 설명해달라며 집단 성명에 이름을 올렸다가 좌천됐던 임일수(33기) 서울고검 검사도 지난달 27일 내부망에 “검찰청 폐지, 그리고 결국 검사 수사권 완전 폐지로 만신창이가 된 조직을 보면서 아무것도 하지 못했고 못 하는 자신을 보며 무력했고 구성원들에게 한없이 미안했다”며, 사직 인사를 올렸다.

임 검사는 “공직자로 국가와 사회를 위해 헌신하겠다는 뜻을 품었지만 혼란스러운 형사사법체계를 보며 국민들께도 죄송스러웠다”고도 했다.

정현주(36기) 부산지검 검사는 “한 달 남짓 후면 검찰청이라는 이름은 사라지겠지만 이런 소용돌이 속에서도 묵묵히 사건을 고민하고 관계자를 조사하고 민원인을 응대하는 여러분들이 대한민국을 지탱하는 분들이라 믿는다”고 마지막 글을 남겼다.

한기호 기자(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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