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융자·예탁증권 담보융자 잔고 58조7561
국고채 10년물 금리 연 4.371%
금리 상승에 이자 부담 등 우려
최근 국내외 국채 금리가 치솟으면서 개인투자자들이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는 이른바 '빚투'(빚내서 투자) 열기가 식지 않고 있다. 이미 국내 증권사 신용융자 금리가 연 8~9%대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금리가 더 오를 경우 빚투 투자자들의 이자 부담이 한층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다시 불어난 빚투= 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신용융자 잔고는 33조2527억원을 기록해 전월 말 대비 14.9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예탁증권 담보융자 잔고는 25조5034억원을 나타내 전월 말보다 0.21%% 늘었다.
이 둘을 합친 융자잔고는 58조7561억원에 달한다. 6월 말 64조원까지 치솟았던 데 비하면 줄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신용융자는 증권사가 투자자에게 주식 매수에 필요한 자금을 직접 빌려주는 상품이다. 투자자는 매수한 주식 등을 담보로 제공하고 대출 기간에 따라 이자를 부담한다. 예탁증권 담보대출은 이미 보유하고 있는 주식이나 채권 등 증권을 담보로 맡기고 필요한 자금을 빌리는 방식이다.
문제는 빚투 규모가 빠르게 불어나면서 시장금리가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전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4.0bp(1bp=0.01%포인트) 오른 3.879%, 10년물 금리는 5.8bp 상승한 연 4.371%를 나타냈다. 30년물은 10.0bp 급등한 4.627%를 기록했다.
미국, 일본 등 주요국 국채 금리가 일제히 치솟으면서 한국 국고채 시장도 같은 흐름을 보였다.
1일(현지시간) 미국의 10년물 국채금리는 4.788%로 2025년 1월 14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고, 일본 10년물 국채금리도 1996년 9월 이래 30여 년 만에 3%를 넘어서기도 했다.
앞서 지난달 27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3.00%로 두 차례 연속 인상을 단행하자 글로벌 국채 금리마저 치솟으며 금리 인상 압력은 더 커지고 있다.
최근 빚투 규모가 59조원까지 다시 불어나며 향후 투자자들의 이자 부담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국내 증권사 28곳의 신용거래융자 금리를 보면, 61~90일 이용 기준 평균 최종금리는 연 8.94%, 16~30일 이용금리도 평균 연 8.14%를 나타내고 있다.
신용융자 금리는 자금조달 비용인 기준금리(CD·양도성예금증서)에 증권사가 자체적으로 붙이는 가산금리를 합쳐 산정된다. 기준금리 흐름에 따라 시장금리와 증권사의 자금조달 비용이 늘면 투자자에게 빌려주는 신용융자 금리도 함께 뛸 수 있다.
◇ 주가 하락 시 증시 하방 압력= 증시가 약세를 보이며 급락하는 경우 신용거래 물량이 대거 출회되며 하방 압력을 더욱 키울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신용거래는 주가가 하락해 담보유지비율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 투자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반대매매가 발생한다.
특히 시가총액 비중이 큰 반도체 종목에서도 신용융자가 빠르게 증가한 만큼, 두 종목의 주가가 약세를 보이면 신용거래 물량이 매물로 나오면서 지수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SK증권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신용융자 잔고는 지난달 초 저점 대비 현재 각각 26%, 21.8%씩 증가했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내 증시 관련 자금 흐름을 보면 고객예탁금은 점점 빠지는 와중에 신용융자 잔고는 크게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현금 투자자 대신 신용 투자자가 추가 매수를 떠받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에 따라 여건이 비우호적으로 변하는 경우 잠재적 매도가 더 강하게 나올 수 있는 환경"이라고 진단했다.
김미정 기자 mj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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