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 많은 나라 이자 부담 눈덩이

日 국채금리 3%에 해외투자 자금도 ‘집으로’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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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등 주요국 국채 금리가 수년만의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며 각국 정부와 기업, 가계의 자금 조달 비용에도 부담이 커지고 있다. 국채 금리는 금융시장에서 다른 자산의 가격과 자금 조달 비용을 결정하는 기준 역할을 한다. 금리 인상에 정부의 국채 이자 부담부터 주택담보대출과 기업의 자금 조달 비용까지 연쇄적으로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10년물 미국채 금리 4.8%

이날 미국 등 주요국 국채 금리가 수년만의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1일(현지시간)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직전 거래일보다 4.80bp(1bp=0.01%포인트) 오른 4.799%로 마감했다. 10년물 금리가 4.8%로 오른 것은 지난해 1월 이후 처음이다. 30년물은 2006년 이후 최장기간 5%를 웃돌고 있다.

일본 10년물 국채 금리도 6.10bp 오른 2.996%를 기록해 1996년 이후 처음으로 3%를 돌파했다. 영국 30년물 국채 금리도 7.60bp 상승한 5.856%로, 1998년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독일과 프랑스의 30년물도 201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글로벌 국채 수익률 지표는 3.72%까지 올라 2008년 중반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날까지 나흘 연속 상승세다.

몇 주간 이어진 최근의 채권 매도세는 원인이 복합적이다. 미국과 이란 간 군사 충돌이 재개되자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커졌다. 국제유가 벤치마크인 브렌트유의 11월 선물 가격은 이날 배럴당 94달러를 넘겼다.

각국의 재정적자와 국채 발행 확대가 부담이 되는 와중에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자금을 마련하려는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을 늘려 채권시장 내 자금 수요가 커지자 국채금리 상승 압력으로 이어졌다.

◇부채 많은 나라 이자 부담 ‘눈덩이’

국채 금리 인상은 민간의 자금 조달 비용도 커지게 만든다. 장기 국채금리는 주택담보대출과 회사채 등 장기 자금 조달 비용에 영향을 미치는 준거 금리 역할을 한다. 이에 따라 가계는 주택 구입이나 대출 상환에 들어가는 비용이 커지고, 기업 역시 투자와 사업 확대에 부담을 받을 수 있다.

부채를 짊어진 각국 정부는 타격이 더 크다. 정부가 기존 국채 만기가 돌아올 때마다 더 높은 금리로 새 국채를 발행해 기존 빚을 차환해야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이자 부담이 커지는 구조다.

미국의 총 국가부채는 지난달 40조달러를 넘어섰다. 재정적자도 계속되는 중이다. 일본도 국내총생산(GDP)의 두배를 웃도는 막대한 정부부채를 안고 있어 국채금리 상승으로 인한 이자 부담이 크다.

특히 미국에서는 유럽 등과 달리 장기금리 상승의 상당 부분이 실질금리 상승에서 비롯됐다고 파악된다. 실질금리는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뒤 채권 투자자가 요구하는 수익률이다.

OCBC의 외환·금리 전략 책임자인 프랜시스 청은 “유럽과 영국은 인플레이션 기대치 상승이 더 큰 요인인 반면, 미국은 장기 금리 상승이 여전히 더 높은 실질금리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고 말했다.

수십년간 초저금리 환경이 이어졌던 일본에서 국채 금리가 오르면서 일본 투자자들이 해외 채권보다 일본 국내 자산을 선호할 가능성이 커지는 등 글로벌 금융시장 변수로 떠올랐다.

TD증권의 프라샨트 뉴나하 선임 금리 전략가는 “진정한 체제 변화(regime change)”라며 “일본 국채는 오랫동안 글로벌 채권의 앵커(닻) 역할을 했지만 이제는 상황이 뒤집혔다”고 말했다.

◇9월 금리인상 가능성 또 높아져

인플레이션 우려에 시장은 중앙은행의 행보에 주목한다.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최근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로 둔화하지 않는다면 추가 대응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혔다.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9월 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68.2%로 반영했다.

국채 금리 상승은 주식시장에도 하방 압력을 키울 수 있다. 월가 일각에서는 AI 주식 거품이 터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MUFG의 글로벌 시장 연구 부문 유럽 책임자 데릭 할페니는 “우리는 이미 위험지대에 진입했다”며 금리가 오를수록 주식시장의 급격한 하락세가 나타날 위험이 커진다고 말했다.

간밤 뉴욕증시는 채권 매도세가 확산하며 국채 금리가 급등하자 일제히 하락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가 각각 0.79%, 0.71% 내렸으며, 나스닥 종합지수도 1.03% 하락했다.

김미정 기자(mj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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