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만에 지휘봉 넘긴 팀 쿡 CEO
재임 기간 시총 10배 성장 견인했지만
임기말 AI 관련 ‘잡음’ 끊이지 않아
존 터너스 신임 CEO, 신제품 공개 행사서 ‘데뷔전’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15년 만에 지휘봉을 내려놨다. 회사 성장을 주도해 온 그는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가 남긴 말을 인용하며 임직원들을 북돋았다.
쿡 CEO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SNS) X에 "CEO로서 마지막 날을 맞아 애플 커뮤니티 여러분에게 깊은 사랑을 전한다"며 "내일부터 직함은 달라지나, 애플 커뮤니티에 대한 사랑은 결코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적었다.
AFP·블룸버그 통신 보도에 따르면 쿡 CEO는 전날 임직원에 보낸 이메일 서한을 통해 "우리는 스티브 잡스가 표현했듯이 '우주에 우리의 흔적을' 남기게 됐다"며 "내가 거둔 성공은 전적으로 여러분 덕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내가 깊이 사랑하고 그리워할 역할에서 물러나지만 내 결정에 완전히 평온하다"며 "존과 같이 뛰어나고 훌륭하며 유능한 인물에게 지휘권을 넘기게 돼 큰 위안을 얻는다"고 덧붙였다.
쿡은 존 터너스 신임 CEO에게 지휘봉을 넘기고 앞으로는 미국 및 전 세계 정부와의 정책 조율 등 대외 관계를 책임지는 이사회 집행의장으로서 직무를 수행한다.
그는 잡스 사망 이전인 2011년 8월부터 15년간 애플을 이끌었다. 재임 기간 애플워치, 에어팟을 시장에 안착시켰으며 아이폰·아이패드·맥 등 하드웨어 제품군의 매출 성장을 이끌었다. 서비스 부문도 성장시키며 애플을 '스마트폰 제조사' 벗어나 거대한 플랫폼 기업으로 변신시켰다.
잡스가 없는 애플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많았지만, 애플은 쿡 CEO가 이끄는 기간에 시가총액이 3500억달러에서 4조6000억 달러로 10배 이상 커졌다.
하지만 그가 물러나기 직전 인공지능(AI) 관련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애플의 AI 생태계인 '애플 인텔리전스'가 다른 AI 서비스 대비 기대 이하 수준이었고, 차세대 음성 비서인 '시리'는 출시가 지연됐다. 이에 투자자들은 애플을 향해 제대로 된 AI 전략을 내놓으라 요구하기도 했다.
아울러 최근엔 AI가 촉발한 모바일용 D램 부족 사태 속에서 위기를 겪고 있다. 공급 압박 완화와 가격 안정을 이유로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에 중국산 D램을 쓰는 방안을 허가해 달라고 요청했다.
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CEO와 정면 충돌하는 과정에서 애플이 반도체 제조사에 해왔던 '갑질'이 세상에 공개되기도 했다. 쿡이 D램 메모리 가격 급등의 책임을 공급난 탓으로 돌리자 메흐로트라 CEO가 애플이 그동안 해왔던 과도한 납품 단가 인하 압박과 그에 따른 반도체 업계의 설비투자 위축이 원인이라며 "자업자득"이라고 공개 저격했다.
터너스 신임 CEO는 펜실베이니아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하드웨어통으로, 2001년 애플에 합류한 이후 줄곧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부문을 맡아왔다. 그는 오는 9일 애플의 신제품 발표회를 통해 데뷔전을 치른다.
터너스는 다른 빅테크와의 AI 분야 격차를 극복해야 하는 것이 가장 큰 숙제다.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 속에서 중국 공급망을 재편해야 한다는 숙제를 안고 있다.
한편, 애플에서 앱스토어 운영과 신제품 발표회 행사를 총괄해온 필 실러도 이날 보직을 내려놓고 은퇴 수순을 밟는 등 세대교체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김영욱 기자 wook95@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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