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인 기본소득당 용혜인 원내대표가 31일 국회 의원회관 자신의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인 기본소득당 용혜인 원내대표가 31일 국회 의원회관 자신의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비례대표)이 장관에 임명되더라도 국회의원직을 겸직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현행 법상 국회의원의 국무위원 겸직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지만, 이는 그동안 정치권이 지켜온 최소한의 상식과 관례를 정면으로 거스르는 처사다. 특히나 지역구 의원과 달리 비례대표 의원이 행정부 부처의 수장으로 입각할 때는 의원직을 내려놓고 다음 순번 후보자에게 자리를 물려주는 것이 오랜 관례이자 국민에 대한 도리였다. 2015년 박근혜 정부 세 번째 여성가족부(현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새누리당 강은희 전 의원도 비례대표 의원직을 내려놓지 않으려다가 비판이 커지자 결국 사퇴한 바 있다. 장관으로서의 공적 책무와 의원으로서의 행정부 견제 의무는 동시에 수행할 수 없을 만큼 무겁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용 후보자 측은 의원직을 사퇴하면 소속 정당이 원외 정당으로 전락하고, 분기별 수억원에 달하는 정당 보조금이 끊긴다는 이유를 들고 있다. 내 정당의 밥그릇과 돈줄을 지켜야 하니, 장관직과 입법부 특권을 모두 쥐고 가겠다는 이기주의적 발상으로 비쳐질 수밖에 없다. 사익과 당리를 위해 공직의 엄중함을 가볍게 여기는 행태다. 용 후보자는 우리 정치에서 기형적인 ‘위성정당 꼼수’를 통해 비례대표로만 연거푸 두 번이나 국회에 입성했다. 국민의 선택을 직접 받은 적이 없으면서도, 거대 여당의 그늘에 기대 특혜를 누려왔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그런 그가 이제는 의원직을 내놓지 않고 ‘비례대표 장관 겸직’이라는 또 다른 특혜마저 누리겠다고 고집하고 있다.

게다가 용 후보자는 능력과 자질이 있는지도 의문이다. 과거 공무가 아닌 개인 가족 여행 과정에서 김포공항 귀빈실을 이용해 거센 ‘특권의식’ 논란을 자초했던 전력이 있다. 또 여초 커뮤니티식 언어를 사용하는 등 급진적 페미니즘 노선으로 2030 세대의 젠더 갈등을 부추겨왔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이런 후보자를 어느 국민이 납득할 수 있겠는가. 여권과 진보 진영 내부에서조차 성평등가족부는 특정 페미니즘 진영의 대표를 뽑는 자리가 아니며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야 하는 곳이라며, 비토 기류가 확산되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일각에선 지난해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로 지명됐다가 국회 인사 청문회 과정에서 보좌진 갑질 및 거짓 해명 논란으로 자진 사퇴한 강선우 의원 전철을 밟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용 후보자가 최소한의 염치가 있다면 의원직을 사퇴하든가, 아니면 장관 후보 자리에서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마땅하다.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2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