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T, 헌팅턴병 증상 악화 새 기전 규명
콩 유래 식물성 성분 활용해 증상 개선 확인
국내 연구진이 천연물을 활용해 유전성 뇌질환인 '헌팅턴병' 증상을 개선할 수 있는 새 치료전략을 제시했다.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UST)는 류훈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스쿨 교수팀이 헌팅턴병 증상을 악화하는 새로운 기전을 규명했다고 31일 밝혔다.
헌팅턴병은 '헌팅틴(HTT)' 유전자에 이상이 생겨 발병하는 유전성 뇌질환이다. 변형된 헌팅틴 단백질이 신경세포에 쌓여 운동 조절을 담당하는 뇌 부위 신경세포가 서서히 손상돼 의지와 무관하게 몸이 움직이는 증상을 유발한다.
그동안 헌팅턴병 연구는 주로 병든 신경세포에 초점이 맞춰졌다. 연구팀은 신경세포를 보조하고 주변 환경을 관리하는 '성상교세포' 변질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헌팅턴병 환자와 헌팅턴병을 유도한 마우스모델에서 변질된 성상교세포 내 신호물질인 'WNT5B'가 비정상적으로 증가하는 것을 관찰했다.
이 물질이 과도하게 늘어나면 세포 내 유전자조절 단백질 'NFATc2'가 활성화되고, 이로 인해 단백질 분해효소인 'MMP14'가 과도한 생성돼 신경세포 주변 세포외기질을 파괴하는 병리 연결고리를 찾아냈다.
연구팀은 WNT5B, NFATc2, MMP14 등 세 물질 중 하나만 줄여도 손상됐던 세포외기질이 보호되고, 신경세포 상태가 뚜렷하게 개선됨을 입증했다.
이어 콩 유래 식물성 천연물질 '제니스테인'을 헌팅턴병 마우스에 투여하자, 운동기능이 향상되고 생존기간이 약 19% 늘어나는 뛰어난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 제니스테인은 콩에 풍부하며 혈액-뇌장벽 투과율이 높고 항염증 효과가 검증된 식물성 천연물질이다.
프엉 티 탄 응우엔 박사과정생(제1저자)은 "신경세포 중심의 기존 연구와 달리 주변 성상교세포와 세포외기질의 파괴가 헌팅턴병을 악화시키는 주요 원인이자 경로를 처음 밝혀낸 연구라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류 교수는 "앞으로 헌팅턴병을 비롯한 다양한 퇴행성 뇌질환의 치료 후보물질 개발 및 임상연구 확대에 중요 발판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연구결과는 생화학과 분자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시그널 트랙스덕션 앤 타깃티드 테라피'에 실렸다.
이준기 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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