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종찬 인사이트케이연구소장·정치평론가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운영 지지율이 30%대까지 떨어졌다. 한때 50%대를 웃돌던 지지율이 잇따른 정책 논란과 정치적 갈등 속에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국정 운영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단순한 등락을 넘어 민심의 흐름이 심상치 않다는 신호로 읽힐 만하다.

썸트렌드의(SomeTrend) 빅데이터 연관어 분석(2026년 8월 17~26일)에서도 ‘대통령 지지율’ 키워드 주변에는 ‘오차’, ‘결과’, ‘포인트’, ‘조사’, ‘리얼미터’ 같은 여론조사 관련 단어들이 촘촘히 몰려 있었고, ‘지지층’, ‘지지도’, ‘국정수행’ 같은 단어들도 함께 상위권에 포진했다. 여론조사 수치 하나하나가 그만큼 예민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뜻이다. ‘조희대 탄핵’을 중심으로는 ‘재판’, ‘법원’, ‘절차’, ‘판사’, ‘임명’, ‘관례’ 같은 단어들이 원을 그리고 있었고, 그 가운데에는 ‘민주당’과 ‘이재명’, ‘지지율’, ‘여론’, ‘대통령’이 하나의 원으로 묶여 있었다. 두 사안이 별개로 보이지만 실은 같은 여론 지형 위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빅데이터 연관어 분석 결과가 먼저 보여준 셈이다.

스트레이트뉴스가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지난 8월 22일부터 24일까지 사흘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무선자동응답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2.2%P 응답률 3.8% 자세한 사항은 조사기관의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긍정 평가는 38.9%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8월 8~10일 조사의 42.9%보다 4.0%포인트 낮아진 수치이며, 같은 기관이 실시해 온 조사에서 긍정 평가가 30%대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반대로 부정 평가는 3.8%포인트 오른 57.9%로 나타났다.

더 눈에 띄는 대목은 세대별 흐름이다. 30대에서 부정 평가가 65.8%(긍정 33.1%)로 전 연령대 중 가장 높게 나타났고, 18~29세도 부정 62.9%(긍정 30.1%)로 뒤를 이었다. 전통적으로 이 대통령에 우호적이라고 여겨져 온 40대(긍정 43.3%·부정 56.3%)와 50대(긍정 40.9%·부정 56.3%)에서도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앞섰다. 60대(긍정 44.2%·부정 53.3%)와 70세 이상(긍정 39.6%·부정 54.7%)까지 포함해 사실상 모든 연령대에서 부정 평가가 우세로 돌아섰다.

이런 와중에 김민석 민주당 대표와 민주당은 ‘조희대 몰아내기’에 열중이다. 아직까지는 ‘탄핵’보다 ‘자진 사퇴 요구’와 ‘법원행정처 폐지’ 쪽으로 수위를 조절하는 모양새다. 민심은 어떨까. 빅데이터 연관어 지도가 시사하는 바는 명확하다. ‘이재명’, ‘민주당’, ‘지지율’, ‘여론’, ‘대통령’이 하나의 원으로 얽혀 있다는 것은, 사법부를 겨냥한 여당의 행보가 곧바로 대통령 지지율 담론과 연결돼 소비되고 있다는 뜻이다.

이미 지지율이 취임 후 최저치로 내려앉고 모든 연령대에서 부정 평가가 우세인 상황에서, 전례 없는 대법원장 탄핵을 강행할 경우 이는 ‘민생’보다 ‘권력 기관 힘겨루기’에 골몰한다는 프레임을 강화할 소지가 크다. 특히 30대와 20대에서 부정 평가가 60%를 넘는 지금, 이들 세대는 사법부 독립성 훼손이나 정치 보복성 탄핵 논란에 상대적으로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어 추가 이탈의 빌미가 될 수 있다.

반면 조 대법원장의 서면 제청이 대통령의 인사권을 사실상 무력화하는 절차적 결례로 받아들여지는 여론이 형성된다면, 사법 개혁 드라이브가 오히려 지지층 결집의 계기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법조계 다수 의견처럼 서면 제청만으로는 탄핵 사유로서의 법리적 정당성이 약하다는 평가가 굳어질 경우, 무리한 탄핵 추진은 ‘역풍’으로 돌아올 공산이 크다. 민주당 지도부가 탄핵이라는 표현 대신 법원행정처 폐지 등 입법적 사법 개혁으로 수위를 낮추고 있는 것도 이런 역풍 우려를 의식한 결과로 읽힌다.

결국 관건은 속도와 명분이다. 자진 사퇴 요구와 사법행정 개혁 입법이라는 우회로를 택한다면 여론의 반발을 최소화하면서 사법부 압박이라는 목표는 달성할 수 있지만, 절차적 정당성이 취약한 상태에서 탄핵소추까지 강행한다면 이미 30%대로 주저앉은 지지율에 추가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빅데이터가 그리고 있는 두 원이 서로 겹쳐지고 있는 지금, 민주당의 다음 선택이 지지율 반등의 계기가 될지 추가 악재가 될지를 가를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1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