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사마 야요이. EPA=연합뉴스
구사마 야요이. EPA=연합뉴스

일본의 조각가이자 설치미술가인 구사마 야요이가 지난 14일 별세했다고 일본 언론이 27일 보도했다. 향년 97세.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구사마는 지난 14일 다발성 장기 부전으로 도쿄의 한 병원에서 세상을 떠났다.

1929년 일본 나가노현에서 태어난 구사마는 1957년 미국으로 건너가 1973년 귀국할 때까지 뉴욕을 중심으로 작품 활동을 펼쳤다. 알몸의 남녀에게 물방울무늬를 그리는 등 파격적인 거리 퍼포먼스로 주목받으며 ‘해프닝의 여왕’이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구사마를 대표하는 작품 세계의 핵심은 무수히 반복되는 물방울무늬와 그물무늬다. 특히 색채가 풍부한 물방울무늬를 활용한 거대한 호박 오브제는 그의 상징적인 작품으로 꼽힌다. 이 같은 무늬는 어린 시절부터 경험한 환각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다.

귀국 후에도 물방울무늬와 그물무늬를 모티브로 한 회화와 조각, 설치미술 등 다양한 작품을 선보였다. 1993년에는 베니스 비엔날레에 일본관 단독 대표로 참가하며 국제적인 명성을 더욱 공고히 했다.

2011년과 2012년에는 유럽과 미국의 주요 미술관에서 대규모 회고전이 잇따라 열렸다. 세계적인 패션 브랜드 루이비통과 협업하며 대중적인 인지도를 넓히기도 했다.

2017년에는 도쿄 신주쿠에 ‘구사마 야요이 미술관’이 문을 열었다. 구사마는 이곳을 통해 말년까지도 꾸준히 신작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이어왔다.

그의 예술적 업적은 일본과 해외에서 폭넓게 인정받았다. 2003년 프랑스 예술문화훈장을 받았으며, 2009년에는 일본 문화공로자로 선정됐다. 2016년에는 일본 문화훈장을 수훈했다.

반복과 무한을 상징하는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해 현대미술의 대표 작가로 자리매김한 구사마는 97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양호연 기자(hy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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