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로픽 로고. 로이터 연합뉴스
앤트로픽 로고. 로이터 연합뉴스

앤트로픽이 다가오는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자사의 총 잠재 시장 규모(TAM, Total Addressable Market)를 30조달러(약 4경1490조원) 이상으로 제시할 예정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현존하는 미국 주요 IT산업의 전체 매출액을 합친 것보다 12배 많은 어마어마한 규모다.

또 지난 5월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상장 신청서에서 밝혀 금융권을 놀라게 했던 역대 최대 규모의 시장 전망치인 28조5000억달러를 뛰어넘는 수치이기도 하다.

TAM은 한 기업이 특정 시장을 100% 점유했을 때 거둘 수 있는 이론상의 최대 연간 매출 기회를 의미하는 수치로, 앤트로픽은 단순히 기존 소프트웨어 시장 규모에 국한하지 않고 향후 AI 모델이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하거나 보완해 완료할 수 있는 모든 업무의 총 가치를 산정 방식에 반영해 계산했다.

30조달러라는 숫자는 실제 경제 지표와 비교했을 때도 상상을 초월하는 천문학적인 규모다. 지난해 S&P 1500 지수에 포함된 191개 미국 주요 상장 기술기업들의 총 매출액 합계가 약 2조4000억달러 수준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가늠이 안 가는 수치다.

역대 주요 스타트업들의 IPO 사례를 돌아봐도 2019년 우버가 전 세계 차량 운행 거리를 기반으로 6조달러의 시장을 제시했을 때나, 상장이 무산되었던 위워크가 3조달러를 제시했을 때 역시 월가에서는 과도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WSJ에 따르면 기업 가치 평가의 거장으로 불리는 뉴욕대의 아스워스 다모다란 교수는 앞서 스페이스X의 28.5조달러 산정 당시 이미 현실적인 개연성의 한계를 넘어섰다고 평가한 바 있따. 이번 앤트로픽의 숫자는 그 한계에서도 한 단계 더 나아간 셈이다.

그럼에도 앤트로픽이 이처럼 초현실적인 전망치를 내세우는 배경에는 가파른 실적 성장세와 대규모 자금 조달에 대한 자신감이 깔려 있다.

앤트로픽의 지난 2분기 매출은 116억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14배 이상 급증했으며 2028년까지 연 매출 1900억~2000억달러 달성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러한 고속 성장을 바탕으로 앤트로픽은 이번 IPO를 통해 최대 1000억달러의 자금을 조달하고, 전체 기업 가치를 약 2조달러 수준으로 평가받기를 희망하고 있다. 이는 스페이스X가 공모를 통해 조달했던 860억달러와 당시 기록한 1조7700억달러의 기업 가치를 모두 상회하는 수준이다.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초현실적인 잠재 시장 수치가 반드시 성공적인 주가 흐름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경고한다.

앞서 파격적인 수치를 제시했던 스페이스X 역시 상장 초기에는 주가가 급등했으나 이내 상승분을 반납하고 공모가 수준으로 돌아선 선례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최신 AI 모델의 비싼 이용료 때문에 기업 고객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대체 모델로 선회하는 현상 등 실질적인 수익성 증명이라는 과제도 남아있다.

앤트로픽은 수 주 내에 공식 IPO 재무 증권신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며, 이르면 오는 9월이나 10월 초 뉴욕 증시에 입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규화 대기자 david@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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