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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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0년간 주요 시중은행에서 발행한 금융사고 금액이 5500억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마다 유사한 사고가 반복되자 은행들의 내부통제 시스템이 ‘유명무실’하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금융 시스템의 근간인 ‘고객 신뢰’가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20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올해 7월까지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에서 발생한 금융사고는 총 281건, 누적 피해액은 약 5495억원에 달했다.

최근 들어 사고 규모와 빈도가 급증하는 추세다. 2021년 52억원 수준이었던 사고 금액은 2022년 895억원으로 뛰었다. 2024년 1211억원에 이어 지난해에는 무려 2319억원으로 치솟았다.

은행별 10년간 누적 사고 금액은 우리은행이 2843억500만원(70건)으로 가장 컸다. 인도네시아 현지 법인 사고 등으로 작년 한 해 금액만 1155억9400만원에 달했다. 국민은행이 1422억500만원(73건), 하나은행이 822억3700만원(77건), 신한은행이 407억8100만원(61건) 등으로 뒤를 이었다.

사고 유형별로 보면 은행의 부실한 여신(대출) 검증 프로세스가 여실히 드러난다. 담보 가치를 제대로 톺아보지 못해 발생한 사기 피해가 3036억원(149건)으로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어 업무상 배임(1554억원), 횡령 및 유용(900억원) 순이었다.

실제 사례를 보면 은행 내부통제 허점이 드러났다. A 은행 직원은 본인과 지인의 계좌를 이용해 현금을 입금하지 않고 전산상으로만 입금 처리하는 ‘무자원 현금 입금’ 거래하거나 시재금을 직접 편취하는 방식으로 37억4900만원을 횡령했다가 발각됐다. B 은행 직원은 지인 등을 상대로 대출을 취급하는 과정에서 신용등급을 임의로 상향 조정하는 등 부당하게 대출을 승인해 23억800만원 규모의 업무상 배임을 저질렀다.

최근에는 외부인이 개입한 사기 대출이 은행권을 휩쓸었다. 국민·신한·우리·IBK기업은행은 지난 12일 일제히 외부인에 의한 사기로 금융사고가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사고 금액은 총 490억원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일련의 사고들이 ‘엄격한 대출 심사’와 ‘상시 교차 검증’이라는 금융업의 기본 원칙만 지켜졌어도 충분히 막을 수 있었다고 입을 모은다.

박 의원은 “국민의 자산을 최우선으로 보호해야 할 시중은행에서 횡령과 배임이 일상화된 것은 금융 시스템 전반의 신뢰를 흔드는 중대한 사안”이라며 “금융당국은 솜방망이 처벌이나 형식적 점검에 그칠 것이 아니라 해당 은행과 경영진에 대한 엄정한 책임 규명과 함께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 혁신안을 즉각 마련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주형연 기자(jh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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