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유니트리, 미군 프로젝트 모방"
MIT 등 개발 ‘치타’ 모델과 ㎜까지 같아
중국은 답변 거부…첨단기술 도용 심각
중국이 한국 반도체 기술을 베꼈다는 논란이 가시지 않는 가운데, 이번엔 로봇 분야에서 미국 국방 기술 디자인을 모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결과적으로 첨단 기술 분야에서 중국의 추격이 빨라지지만 이를 제재한 수단도 마땅찮은 상황이다.
로이터통신은 18일(현지시간) 중국 로봇업체 유니트리가 미 국방 기술을 기반으로 사족로봇을 제작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이날 미 국방 기술 당국자와 로봇 개 디자인 프로젝트에 참여한 주요 연구원 3명의 말을 인용해 이 같이 밝혔다.
로이터는 연구원들과 전 당국자들이 미국 육군 전투능력발전사령부(DEVCOM ARL) 및 기타 군사 프로그램의 자금 지원으로 이뤄진 사족보행 이동성 분야의 기술적 진보를 활용했다고 전했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전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연구원 개빈 케닐리는 "이 프로젝트는 기본적으로 유니트리가 규모를 갖춰 선보인 첫 번째 로봇의 모태가 됐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미 군사 프로그램의 자금 지원을 받은 대학 컨소시엄 중 하나인 MIT 생체모방 로보틱스 랩 출신의 벤 카츠는 유니트리의 인기 제품인 고(Go) 시리즈의 치수가 자신이 개발에 참여했던 혁신적 로봇 '미니 치타'와 "밀리미터(㎜) 단위까지" 거의 동일하다고 지적했다.
유니트리 창업자 왕싱싱도 2016년 석사 논문에서 MIT의 치타 연구와 미 육군 지원을 받은 펜실베이니아대 논문을 인용한 바 있다. 관련 연구는 기술 발전을 위해 공개된 자료로, 로이터는 유니트리의 활용 과정에 불법이나 부정한 행위는 없었다고 명시했다.
하지만 문제는 미국이 국가 예산을 들여 개발한 국가안보 기술을 중국이 아무런 협의도 없이 가져다 썼다는 점에 있다.
미 국방부는 지난 6월 유니트리를 중국 군사 기업 목록에 추가하며 '중국 방위 산업 기반의 기여 기관'이라고 명시했다. 이 지정은 제재 조치까지는 아니지만, 유니트리의 기술을 미군이 사용하는 것을 제한한다. 유니트리는 자사 로봇이 민수용이라고 주장해 왔다.
로이터는 유니트리와 중국 국무원, 중국 국방부이 취재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중국 기업들의 이 같은 첨단 기술 모방 의혹은 한국 반도체를 상대로도 여러 차례 드러난 바 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따르면 해외 기술유출 건수는 2022년 12건, 2023년 22건에서 2024년 1~10월 기간에만 25건으로 늘었다.
대기업 엔지니어들의 20나노급 D램 반도체 공정자료 유출, 해외 이직 후 반도체 개발에 부정 사용 등이 대표적인 예다. 작년 12월엔 삼성전자 출신 직원들이 중국 CXMT로 이직하면서 D램 핵심 기술을 넘긴 혐의로 검찰에 구속기소됐다.
당시 검찰은 삼성전자의 손해액을 2024년 기준 5조원으로 추정했으며, 향후 국가 경제에 발생하는 피해액은 수십조원 수준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로이터는 유니트리 사례에 대해 "미국이 국가안보에 중요한 첨단 전략산업에서 중국과 경쟁하는 데 겪고 있는 보다 광범위한 문제를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중국 기업들이 보조금, 부품 공장 클러스터, 대규모 손실에 대한 감내를 기반으로 태양광 패널, 드론, 전기차, 양자 통신 등 한때 미국이 정부나 군의 지원을 받아 처음 개발했던 수많은 산업에서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렸다"고 밝혔다.
장우진 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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